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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열은 한 대회로 충분했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무대를 접수했던 '보미짱' 이보미(28)가 2016시즌 두 번째 대회 만에 마수걸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보미는 13일 일본 고치현 고난시의 도사CC(파72ㆍ6,217야드)에서 열린 JLPGA 투어 요코하마타이어 골프토너먼트 PRGR 레이디스컵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를 쳐 가시와바라 아스카, 이지마 아카네 등 2명의 일본 선수와 동타를 이룬 이보미는 연장 4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들 달렸던 김하늘(28·하이트진로)은 2타를 잃고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동 4위(7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이보미는 지난해 일본 무대에서 7승을 거두고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 등 각종 타이틀을 휩쓸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벌어들인 상금만 22억원에 달해 남녀를 통틀어 일본 프로골프 역대 최고액 기록도 갈아치웠다.
지난주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대회 6위 입상으로 샷 감각을 끌어올린 이보미는 일찌감치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지난해의 영광 재연에 시동을 걸었다. JLPGA 투어 통산 16승째로 우승상금은 1,440만엔(약 1억5,000만원). 이 대회 전까지 세계랭킹 18위로 한국선수 중 8번째였던 이보미는 상위 4명에게 주어지는 리우 올림픽 출전권에 대한 희망도 살려가게 됐다. 올림픽 출전자는 오는 7월11일에 확정된다.
이날 우승 경쟁은 선두 김하늘이 주춤하면서 혼전 양상으로 흘렀다. 김하늘에 2타 뒤진 3위로 출발한 이보미는 1번홀(파4) 버디 이후 파 행진을 벌이다 후반에 1타를 더 줄이며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끝냈다. 나란히 공동 4위였던 가시와바라와 이지마가 3타씩을 줄여 3인 연장전이 성사됐다.
연장전은 18번홀(파4·370야드)에서 반복해 진행됐다. 세 선수는 1차부터 3차 연장전까지 모두 파를 기록하며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4차 연장전에서 가시와바라와 이지마의 버디 퍼트가 홀을 빗나갔고 두 번째 샷을 홀 4m 거리에 올린 이보미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6타를 줄인 스즈키 아이와 장타자 와타나베 아야카(이상 일본)가 김하늘과 나란히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보미는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하고 일본에 진출한 지 5년 만인 지난해 상금왕을 차지하며 일본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에는 후원업체가 9개로 2개 더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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