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反난민 정당' 돌풍

지방선거서 AfD 두자릿수 지지율로 제3당 부상

메르켈 '포용정책' 후퇴 우려

독일 3개 주의 주의회 선거에서 '난민 반대' 기치를 내건 극우정당이 두 자릿수의 지지율로 제3당으로 약진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번 선거 패배로 난민포용 정책을 표방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정책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인구 224만명인 옛동독 지역 작센안할트주에서 반(反)난민 극우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득표율 24.2%로 2위에 올랐다. 이는 AfD가 지난 2013년 2월 출범한 뒤 최고 득표율이다.

AfD는 인구 1,072만명이 거주하는 바덴뷔르템베르크에서도 득표율 15.1%로 3당의 지위를 차지했다. 좌파 정당인 사민당(12.7%)은 제4당으로 밀려났다. 바덴뷔르템베르크는 독일에서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주다. 인구 401만명인 라인란트팔츠주에서도 AfD는 득표율 12.6%로 3위에 올랐다. 이로써 AfD가 진출한 주는 독일 연방 16개의 절반인 8개 주로 늘었다. 프라우케 페트리 AfD 당수는 "우리는 승리의 길로 가고 있다"며 "독일인 다수가 거대 기성정당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우리 당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반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기독민주당(CDU)은 바덴뷔르템베르크와 라인란트팔츠에서 2위에 그쳤고 작센안할트에서만 1당 자리를 유지해 체면치레를 했다. 특히 인구밀집 지역인 바덴뷔르템베르크에서 1당 자리를 고수해온 기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27.0%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치며 녹색당(30.3%)에 1당 지위를 내주는 수모를 맛봤다.

외신들은 메르켈의 난민포용 정책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을 지닌 이번 선거에서 기민당이 패배한 것은 난민에 대한 독일인들의 반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르켈 총리가 난민정책 지지 여부를 묻는 선거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에 패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난민위기가 독일 정치와 독일인들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는 사실을 선거에서 보여줬다"며 "메르켈 총리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독일 정가에서는 AfD가 내년 총선에서 연방의회 진출이라는 숙원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능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