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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다빈치 시대를 열자] CT 연구비, 국가 R&D의 1%도 안돼… '특화기술' 투자 확대를

<3> 문화기술(CT)을 키워라

'전통문화·첨단기술' 접목한 콘텐츠 발굴해도

정부 투자 정체에 새 융복합산업으로 연계 한계

재정 적재적소 투입을… 스토리·기획력도 키워야

[융복합콘텐츠] 홀로그램
서울 중구 동대문 롯데피트인 9층 케이라이브(K-live)의 '케이라이브 갤러리'에 전시된 홀로그램 '청화백자철사진사국화문병'을 방문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문화기술은 새로운 문화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권욱기자


서울 중구 동대문 롯데피트인 9층 케이라이브(K-live)의 '케이라이브 갤러리'에는 국보 284호인 청화백자철사진사국화문병이 있다. 물론 진본은 아니다. 홀로그램 작품으로 한교아이씨라는 문화기술(CT) 업체가 만들었다. 일종의 3D사진인 홀로그램은 일반적인 2D사진이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준다. 박물관에서 유리창 너머로 보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바로 대한민국 CT의 진가다. 한교아이씨는 한국콘텐츠진흥원 CT 연구개발(R&D) 사업 지원으로 국보급 문화재를 홀로그램으로 만드는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대표적인 결과가 이 작품이다. 한교아이씨 측은 "국보급 문화재를 홀로그램으로 제작하면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학교나 해외공관 등에서 전시할 수 있고 (소형으로 만들어) 기념품으로 판매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우리 전통문화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융복합콘텐츠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음에도 범정부적인 지원은 더디다. '문화융성'이라는 국정기조에도 불구하고 융복합콘텐츠를 통한 '네오다빈치' 시대를 이끌 CT에 대한 지원은 정체돼 있는 것이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우리가 강점을 가진 특화기술을 개발하고 철저한 기획능력과 다양한 스토리 활용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융성 발맞춰 CT 투자 더 늘려야=국가과학기술심의회의 과학기술통계서비스(NTIS)의 연구개발(R&D) 결과 집계에 따르면 CT 분야에 대한 정부연구비는 지난 2014년 1,542억원으로 전체 국가 R&D(16조3,147억원)의 0.95%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미래창조과학부 등의 CT 관련 연구비를 모두 합친 것이다. 2012년 정부연구비가 1,411억원, 투자비중이 0.96%였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동안 연구비가 131억원 늘어났지만 비중은 오히려 0.01%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CT 정부연구비에서 문체부의 비중은 절반 정도다. 2016년 올해 문체부의 CT 예산은 832억원으로 총 CT 지출은 1,7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체 국가 R&D(19조1,000억원) 대비 1%를 넘기 힘든 수치다.

최근의 문화산업이 문화예술·콘텐츠에 첨단기술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흐름에서 이러한 문화기술에 대한 부족한 지원은 산업성장에 큰 장애가 될 것으로 보인다. CT는 2001년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나노기술(NT)·환경공학기술(ET)·우주항공기술(ST)과 함께 미래 유망기술(6T)로 선정됐지만 R&D 투자는 다른 부분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2014년 정부연구비 정산 결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IT 18.41%, BT 18.22%, ET 15.06%, ST 4.75%, NT 4.51%, CT 0.95% 순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문화산업 성장세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2013년 12월 공개한 '제2차 문화기술 연구개발 기본계획'에서 2012년 88조원이었던 문화콘텐츠 시장 규모가 오는 2017년까지 120조원으로 늘고 수출도 같은 기간 48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로 2015년 총매출은 99조6,000억원, 수출은 57억달러에 그쳤다. 2016년은 각각 105조2,000억원, 61조8,0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화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확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기존에 디지털콘텐츠 기술 분야에 집중된 것을 신산업 창출형 융복합 R&D로 전환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토리·기획 능력 있는 특화기술만 살아남아=물론 기본적으로는 선진국 대비 80% 선에 그치고 있는 우리 문화기술 수준을 높여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다만 단기간에 연구개발비를 급격히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적재적소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동안 진행된 범용기술을 위한 R&D에서 킬러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특화기술 R&D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 '명량'에서 보듯 컴퓨터그래픽(CG) 등을 활용한 비주얼이펙트(VFX)나 3D홀로그램 공연, 가상현실 게임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시작해 문화기술 전반으로 투자를 늘려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화기술 R&D와 함께 스토리 활용 및 기획능력을 개발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문화상품의 성공은 결국 소비자들의 감동과 만족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공연업체 태양의서커스는 2014년 드론을 띄워 무대에서 등불이 하늘을 나는 당시로서는 마술 같은 장면을 연출했고 이는 한국 공연업계가 본받아야 할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이런 드론쇼에 대해 공연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 기술력이 없어 그런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며 "공연계의 보수적인 분위기, 즉 새로운 시도에 대한 주저와 혹시 추락해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꺼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문화산업은 최초의 시도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결국 좋은 스토리와 기획력을 발휘한 작품만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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