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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4일 친노 좌장 격인 6선의 이해찬 전 총리를 공천배제했다.
수차례 불출마를 권유받고도 지난 12일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치렀던 이 전 총리까지 '김종인표' 공천의 희생양이 되면서 숨죽이고 있던 친노계 인사들의 반발이 뒤따르고 있다. 친노계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문재인 전 대표가 내놓을 입장에 따라 친노계와 김 대표 간 갈등의 확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고 있는 문 전 대표는 이날 이 전 총리의 공천배제 소식에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 전 총리와 문 전 대표의 '회동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양측 모두 부인했다.
정치권은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한 만큼 주류의 반발을 최소화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다수의 문 전 대표 측 참모들이 이 전 총리의 컷오프 결정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고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는 문 전 대표의 재신임 정국에서도 최인호 혁신위원 등 친노계 후배들로부터 '용퇴 압박'에 시달린 바 있다. 문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전 총리가 결단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안타깝기는 하지만 당 변화를 위해 이 전 총리가 희생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평가했다. 일부 문 전 대표 측근들은 "차기 대선에서 충청권 교두보가 사라졌다. 총선만 바라보고 있는 김 대표의 결정에 우려가 크다"고 비판하면서도 "그렇다고 총선을 앞두고 문 전 대표가 반발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이 전 총리의 컷오프 결정으로 '친노 변두리만 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수 당 대변인은 "이 전 총리의 컷오프는 선거구도 전체를 놓고 고심 끝에 내린 정치적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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