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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성인(聖人) 테레사

1998년 하버드대 연구팀이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사람의 침에는 면역 글로불린 A(IgA)항체라는 면역항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근심이나 긴장이 계속되면 침이 말라 이 항체가 줄어들게 된다. 연구팀은 하버드대생 132명의 항체 수치를 확인한 후 인도 콜카타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테레사 수녀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줬다. 결과는 어땠을까. 놀랍게도 학생들의 면역항체 수치가 50%나 증가했다. 선한 행동을 직접 하지 않고 보거나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이른바 '마더 테레사 효과'다.

'빈자들의 어머니' '콜카타의 성녀'로 불리는 테레사 수녀가 드디어 성인품(聖人品)에 오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테레사 수녀가 두 개의 기적을 행한 것으로 공식 인정해 시성을 승인하는 칙령에 서명하기로 했다. 시성식은 오는 9월 첫 주 바티칸 희년(禧年)행사로 열릴 예정이다.

사실 테레사 수녀에게 기적의 사례를 꼽는 것 자체가 불경일 수 있지만 가톨릭에서는 두 개 이상의 기적을 이룬 것으로 인정돼야 성인에 추대된다. 첫 번째 기적은 1998년 인도에서 일어났다. 당시 위암을 앓고 있던 모니카 베스라라는 여인이 테레사 수녀의 사진에서 빛을 본 후 종양이 모두 사라지는 기적을 체험했다. 두 번째는 2008년 다발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을 살던 산토스라는 브라질 남성이 테레사 수녀에게 기도한 뒤 이틀 만에 완치됐다는 것이다. 로마교황청은 현지 조사 등을 통해 이들 사례를 기적으로 공식 인정했다.



마케도니아에서 태어난 테레사 수녀가 인도 콜카타 빈민촌에서 평생을 헌신했지만 칭송만 받은 것은 아니다. 해방신학자들은 '가난이 아름답다'는 그의 얘기에 동의하지 않았고 독재자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는 비난도 받았다. 하지만 비판자들까지 보듬으며 끝까지 빈자의 벗으로 남았다. 150㎝ 될까말까 한 작은 체구였지만 그가 남긴 울림은 그 무엇으로도 잴 수 없을 정도로 크고 깊다. /이용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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