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진박 벨트' 완성할까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대구·경북(TK)의 현역 의원을 정조준하면서 TK 지역의 공고한 '진박 벨트'가 완성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예비후보들이 너도나도 총선 승리의 방편으로 '박근혜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TK에 투입된 진정한 진박 후보로 평가 받는 이들은 6명(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곽상도·윤두현 전 청와대 수석,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다. 이들은 모두 유승민 전 원내대표 또는 그와 가까운 친(親)유승민계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청와대·친박계가 '배신의 낙인'이 찍힌 '유승민 키즈'를 '진박 벨트'로 압박해 정치적 텃밭인 대구에서 영향력을 다지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친박계로서는 대구를 잡아야 하반기의 순탄한 국정운영은 물론 계파의 앞날까지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진박 후보의 지지율이다. 추 전 실장은 현역인 이종진 의원이 뒤늦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숨 덜었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친박계 실세인 최경환 의원의 노골적인 '진박 띄우기'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여전히 현역 의원을 밑돌고 있다.

결국 진박 벨트가 대구 지역에서 얼마나 공고히 구축될지는 전적으로 이 위원장의 판단에 달린 상황인 셈이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를 날릴 경우 어마어마한 후폭풍이 불어닥칠 수 있기 때문에 여권 주류가 유 전 원내대표는 살리는 대신 그와 가까운 측근 의원 2~3명을 공천에서 배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이 '당 정체성'을 언급하며 유 전 원내대표의 컷오프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물갈이 규모'에 상관없이 대구 지역은 또 한 번 계파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