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수출이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수출을 늘릴 시장은 이란밖에 없습니다. 모든 나라가 이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도 빨리 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가 채 갈 수도 있습니다."
2016년도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한 김승호(사진) 주이란 대사는 16일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보름 사이 이란을 다녀간 국가 원수 및 정부 수반이 4명에 이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란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얘기다.
김 대사는 "로비가 한산하던 이란의 호텔들이 지금은 방 잡기가 어려울 정도"라면서 "테헤란 시내의 대규모 전시 공간은 전시 일정이 꽉 차고 현지 신문들은 외국과의 계약 체결 소식을 연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 역시 이란 진출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일시 귀국한 김 대사에게 이란 진출 상담 등을 받기 위해 1대1 면담 요청을 한 기업이 51개에 이를 정도다. 녹즙기·전선·자동차 등 업종도 다양하다. 그는 "현재 이란에 주재하는 우리 기업은 18개사이며 새롭게 사무실을 열려고 하는 업체가 6~7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 원화 결제 계좌와 관련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면서 "이란산 원유 수입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원화 결제 계좌의 자금 규모는 더 커져 그만큼 우리 기업들이 안심하고 이란에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란과의 관계가 경제에만 치중돼 있으며 그중에서도 석유·가스·석유화학 등 일부 분야에서만 활발한 상황"이라면서 "민간 교류를 확대해 양국 관계가 여러 분야에 걸쳐 골고루 발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국민에게 이란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방송 지상파 3사와 종편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요청해 예능에서 이란을 많이 다뤄줄 것을 부탁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문제에 대해 "양국 정부 간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이 북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는 "핵협상 타결로 대이란 제재가 풀린 후 외국 기업들이 이란에 몰려와 투자하는 변화 과정을 북한 당국자들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들이 깨닫는 바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다만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한 적이 없고 북한은 핵무기 보유 의지를 분명히 표명하고 있다"면서 이란 핵 문제와 북핵 문제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