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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일 평균 8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원유가 통계착오로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면 원유시장의 공급과잉 문제가 우려했던 만큼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국제원유시장에서 일 평균 80만배럴이나 되는 원유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보도했다. IEA는 지난해 원유수요를 웃도는 하루 원유 공급량이 평균 190만배럴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 중 77만배럴이 육상저장소에 비축됐고 나머지 30만배럴이 유조선이나 수송관을 통해 이동 중인데 나머지 80만배럴은 어디에 있는지 오리무중이라는 것이다. 통계상으로만 존재하는 원유 80만배럴은 17년 만의 최고치다. WSJ는 해당 원유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면 국제원유시장의 공급과잉 우려가 실제보다 더 부풀려졌다는 뜻이 된다며 원유가격이 오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신문과 인터뷰한 투자은행 투도르피커링홀트의 데이비드 퍼셀 상무도 "글로벌 원유시장의 상품가격이 실제로 없었던 원유 때문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면 유가가 단기간에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은 약 3개월 만에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WTI 4월 인도분의 가격은 전날보다 1.74달러(4.5%) 오른 40.20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산유국들이 다음달 생산량 동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데 따라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2개 회원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OPEC 비회원국 3개국은 다음달 17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회담을 열어 산유량 동결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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