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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이미 지난해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인상과 더불어 중국의 경기 불안과 저유가에 따른 산유국 충격을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녀의 예견은 정확했고 글로벌 경제는 인구성장세 감소와 함께 장기적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상태다.
문제상황은 다들 인식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해법이다.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저자는 2030년의 미래를 내다보며 해답으로 '북극'을 지목한다. 지금까지 북극은 과학탐구와 환경보호가 주 관심사였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보였다. 이제는 그 관심이 경제, 정치, 외교, 안보의 영역으로 확장돼 있고 이것들이 아주 긴밀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때다. 저자는 "에너지와 자원의 배분 및 안보, 특히 유가와 동반된 글로벌 금융의 침체가 전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에 대한 관심 역시 빼놓지 않아야 할 숙제라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의 관점으로 북극이라는 경제권을 짚어보길 청한다.
미지의 영역에서 미래를 찾고자 한다면 잠재력 있고 상대적으로 젊은 시장인 아프리카를 주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위한 기본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주변국의 개발의지도 낮다. 반면 북극에 대해 영토를 주장하는 북극권국가들은 적극적인 개발의지를 갖고 있으며 여력도 충분하다. 미국이 의장국인 '북극이사회' 회원국은 캐나다·러시아 외에 덴마크·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다.
북극은 에너지 자원의 창고다. 원유와 가스라는 핵심 에너지자원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메탄하이드레이트를 비롯한 광물자원과 방대한 수산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극은 경제적 요충지인 동시에 군사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올해도 북극해를 비롯한 국경지역에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현장, 미사일과 레이더 기지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나토를 둘러싼 북극권의 긴장감이 팽팽하다. 경제적 이해관계와 군사적 긴장이 가장 첨예한 북극을 장악하는 세력이 향후 지구의 에너지와 환경을 좌우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가 비집고 들어갈 지점은 어디인지도 생각하게 된다. 1만2,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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