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조선중앙통신은 상륙 및 상륙방어훈련을 실시하는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이 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훈련이 실시된 날짜·장소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이 종료된 지난 18일쯤 함경남도 원산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근 한미 해병대의 대규모 상륙훈련을 포함해 진행 중인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도 무력방어 시위를 한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한국·미국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달 들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되자 신형 방사포 발사 훈련,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참관 등 군사 관련 행보를 이어가면서 직접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위협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오는 5월 예정된 북한의 제7차 노동당대회가 ‘김정은 시대’의 선포를 위한 이벤트임을 감안하면 노동당대회 전까지는 이러한 행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이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하면서 “새로 연구 제작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과 핵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해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조만간 제5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38노스는 지난 6일과 14일 촬영한 위성 사진을 근거로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 부근에서 나타난 활발한 활동은 터널을 추가로 굴착하는 활동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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