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정면으로 맞선 당 중앙위원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위가 어떤 역할을 하길래 김 대표와 '맞짱'을 뜨는 모습을 연출하고 두 진영 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칩거 중인 문재인 전 대표가 급거 상경할 정도였다.
22일 더민주당에 따르면 이번 비례파동은 겉으로는 절차문제를 둘러싼 권한 다툼으로 보이지만 속은 노선을 둘러싼 권력투쟁 성격이 짙다. 결국 이번 싸움에서 밀리는 쪽은 비례를 통한 원내세력 구축은 물론 총선·대선으로 이어지는 권력재편 과정에서도 철저히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김 대표와 중앙위 간 갈등이 총선 전 파국을 막기 위해 임시로 봉합될 수는 있어도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 대표가 이 같은 임시 봉합이 아닌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한다면 갈등이 당장이라도 폭발할 개연성은 남아 있다.
당헌에 규정된 중앙위의 구성을 보면 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 당 소속 시도지사·구청장 등 지자체장, 전국 직능·여성·노인·노동위원회가 추천하는 당원 등 487명으로 구성돼 있다. 굳이 성향을 나누면 범친노·운동권 등이 주축이라고 당 내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비례공천 과정에서 중앙위가 자신의 그룹을 대변하는 인물을 비례로 전면에 내세워야 당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운동권 중심의 중앙위가 더민주의 정체성을 좌지우지하려 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앙위의 힘을 빼지 않고서는 더민주의 우클릭도 없고 총선 승리도 없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총선 이후 두고 보자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누군지 잘 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때도 중앙위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총선이 끝나면 김종인 흔들기에 중앙위가 앞장설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중앙위에 대해 기선제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비례파동을 계기로 당무 거부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중앙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의 문앞까지 찾아와 머리를 숙이도록 하기 위해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김 대표는 더민주가 자신과 결별해서는 총선을 이길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무기를 통해 친노 중심의 중앙위 세력을 잠재우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노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이날 트위터에 "민주당, 영혼을 팔아먹었다. 미치려면 곱게 미치든가"라며 "당을 통째로 내주고 싶으냐"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간간이 나오기는 했지만 과거처럼 조직적이고 위력적이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친노 일부 인사는 김 대표에 대해 비례 2번으로 예우해야 한다며 지원사격을 하는 등 내부에서도 이견이 감지되고 있어 김 대표의 강수가 어느 정도 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지역구와 비례공천 과정에서 소외돼온 친노·운동권 세력들이 수시로 기회를 보고 있는 만큼 언제 다시 한 번 극렬하게 부딪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시기는 총선 전보다는 총선 이후 불거질 책임논란과 권력재편을 하는 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
22일 더민주당에 따르면 이번 비례파동은 겉으로는 절차문제를 둘러싼 권한 다툼으로 보이지만 속은 노선을 둘러싼 권력투쟁 성격이 짙다. 결국 이번 싸움에서 밀리는 쪽은 비례를 통한 원내세력 구축은 물론 총선·대선으로 이어지는 권력재편 과정에서도 철저히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김 대표와 중앙위 간 갈등이 총선 전 파국을 막기 위해 임시로 봉합될 수는 있어도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 대표가 이 같은 임시 봉합이 아닌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한다면 갈등이 당장이라도 폭발할 개연성은 남아 있다.
당헌에 규정된 중앙위의 구성을 보면 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 당 소속 시도지사·구청장 등 지자체장, 전국 직능·여성·노인·노동위원회가 추천하는 당원 등 487명으로 구성돼 있다. 굳이 성향을 나누면 범친노·운동권 등이 주축이라고 당 내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비례공천 과정에서 중앙위가 자신의 그룹을 대변하는 인물을 비례로 전면에 내세워야 당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운동권 중심의 중앙위가 더민주의 정체성을 좌지우지하려 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앙위의 힘을 빼지 않고서는 더민주의 우클릭도 없고 총선 승리도 없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총선 이후 두고 보자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누군지 잘 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때도 중앙위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총선이 끝나면 김종인 흔들기에 중앙위가 앞장설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중앙위에 대해 기선제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비례파동을 계기로 당무 거부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중앙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의 문앞까지 찾아와 머리를 숙이도록 하기 위해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김 대표는 더민주가 자신과 결별해서는 총선을 이길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무기를 통해 친노 중심의 중앙위 세력을 잠재우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노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이날 트위터에 "민주당, 영혼을 팔아먹었다. 미치려면 곱게 미치든가"라며 "당을 통째로 내주고 싶으냐"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간간이 나오기는 했지만 과거처럼 조직적이고 위력적이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친노 일부 인사는 김 대표에 대해 비례 2번으로 예우해야 한다며 지원사격을 하는 등 내부에서도 이견이 감지되고 있어 김 대표의 강수가 어느 정도 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지역구와 비례공천 과정에서 소외돼온 친노·운동권 세력들이 수시로 기회를 보고 있는 만큼 언제 다시 한 번 극렬하게 부딪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시기는 총선 전보다는 총선 이후 불거질 책임논란과 권력재편을 하는 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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