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음주·무면허 운전 혐의 즉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조모(46)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당시 무면허 운전은 무죄라고 봐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조씨가 상습 음주운전으로 수 차례 처벌을 받았지만 과정에서 한 차례 음주측정 거부 혐의가 무죄로 확정되고 취소처분이 철회된 상태라면 해당 기간의 무면허 운전은 위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조씨는 2013년 7월 음주측정을 거부했다가 운전면허가 취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해 6월에도 조씨는 무면허에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됐고, 같은 해 11월 또 무면허 운전이 걸려 기소됐다. 하지만 음주측정 거부 혐의가 지난해 1월 무죄가 확정됐고, 경찰은 지난해 3월10일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철회했다. 조씨는 3월26일 다시 음주 운전을 하다 단속반과 마주치자 차를 버리고 골목길로 도주했으나 곧 체포됐고, 과정에서 조씨는 경찰관의 몸을 걷어차고 순찰차 문짝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웠다. 당시 조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기준인 0.05% 이상이었다. 결국 조씨는 두 차례 음주·무면허 운전에 공무집행방해 그리고 공용물건손상혐의까지 더해 재판을 받았고, 2심은 면허취소가 철회된 이후인 지난해 12월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면허가 취소된 사이 적발된 두 차례 무면허 운전은 무죄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운전면허 취소처분이 철회됐다면 행정쟁송으로 취소된 것과 같이 소급해 과거의 처벌이 효력을 잃는다”며 “피고인은 그 처분에 복종할 의무가 당초부터 없었음이 나중에 확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경찰이 음주측정거부 혐의 무죄 판결을 이유로 운전면허 취소를 철회한 만큼 2014년 6월과 11월의 운전은 무면허 운전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권대경기자 kw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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