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이 '탈호남' 비례대표 명단을 내놓았다. 당선권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 대표의 사람들이 대거 포진한 가운데 천정배계 박주현 최고위원이 홀로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당은 23일 비례대표 순번을 확정 짓고 명단을 발표했다.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과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과학계 몫으로 비례대표 1·2번에 배정됐다. 천근아 비례대표추천위원장은 이날 발표에서 신 원장에 대해 "30년 이상 한 우물을 판 과학기술표준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소개한 뒤 오 교수를 가리켜 "학계에서 존경받는 인물이자, 상향식으로 서울대 총장 후보로 선출된 바 있는 한국기초과학계 수장으로 불리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명단에서 당선가능권 순번의 상당수는 박선숙 선대위 총괄본부장 등 안 대표 측근들에게 돌아갔다. 천 위원장은 이날 "당선권을 6번으로 생각하고 비례대표 순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석이 안철수계의 차지다.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은 4번에, 박선숙 총괄본부장은 5번에 올라 과학계 몫을 제외한 최상위 순번에 안철수계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6번을 차지한 채이배 좋은기업지배연구소 연구위원도 장하성 교수의 추천을 받은 만큼 안철수계로 분류된다.
천정배계 박주현 최고위원은 비례대표 3번을 받아 당선이 확실시되지만 호남권 인사는 그가 유일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6석을 당선가능권이라고 하지만 8석까지 내다보는 사람도 있다"며 "8번까지를 당선권으로 잡으면 김영환 의원이 추천한 김수민 청년여성 디자인벤처 창업가가 7번,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인 이태규 선대위 전략홍보본부장이 8번이라 호남색이 사실상 사라진다"고 내다봤다.
비례대표 명단 작성 과정에서 안철수계에 유리하도록 당규가 개정돼 호남세력의 반발이 잇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당 당규 제48조 2항 2조는 비례대표추천위원회·공천관리위원회의 위원을 당해 선거의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대상에서 배제하도록 강제한다. 이 조항에 따르면 이태규 본부장은 비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없게 된다. 국민의 당은 해당 조항을 삭제해 이태규 본부장의 활로를 열어줬다. /전경석기자 kadak@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