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갑부 40여명이 지난 21일 부자증세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하며 화제가 되고있다. 이들은 뉴욕주지사와 주의회에 ‘상위 1% 부유세’를 부과해달라고 자처한 것인데 이 중에는 록펠러 가문 4세인 스티븐 록펠러(Steven C. Rockefeller)와 월트 디즈니(Walt Disney)의 형제이자 함께 디즈니사 공동 창립자인 로이 디즈니 (Roy Disney)의 손녀 아비게일 디즈니(Abigail Disney) 등이 포함되어있다. 재산모으기 바쁜 상위 1% 갑부들로 인식된 현실적인 세상에 세금을 더 내겠다고 자처한다니 대한민국의 상위 1%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에비게일 디즈니와 스티븐 록펠러는 자선가로 많이 알려져있으며 에비게일은 주로 사회적인 주제의 영화제작자로, 스티븐은 특히 교육, 인권, 환경문제에 집중적인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명한 그외 상위 1%는 연간 소득이 66만5천달러(약 7억7천만원)이상이다. 청원서가 받아들여지고 영구적으로 도입될 경우, 이들이 매년 내게 될 세금은 최소 4조 3천억원이라 전 미국인의 관심을 받고있으나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의견으로 도입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뉴욕은 보기보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다. 현재 뉴욕에는 8만명 이상의 노숙인들과 아동 빈곤율이 꽤 높은편이며 모든 뉴욕이 맨해튼 같다고 착각하면 오산인 것이다. 이뿐 아니라 터널, 도로, 상수도 등의 사회기반시설 보수 문제에 필요한 개선점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도 어마어마하다.
고속도로 및 뉴욕 곳곳의 도로에는 팟홀(pothole)이 가득하며 특히 겨울이면 타이어 펑크나 림이 깨지기 일수기 때문에 차량피해도 만만치 않다. 또한 오래된 상수도로 인해 길거리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은 맨해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뉴욕과 뉴저지를 잇는 터널 두개는 각 79년과 89년이 되었는데 보수공사가 시급하다. 출퇴근 시간이면 20분이면 다닐 거리가 평균 1-2시간 걸리는 것은 기본이다. 청원서를 제출한 상위 1%들은 “뉴요커로서 공정한 몫을 부담할 능력과 책임이 있다”고 밝히니 감동을 안 받을 수 가 없다.
현재 뉴욕주는 연 4만 달러 (약 4,700만원) 이상 소득자에게 6.85%의 세율을, 약 215만 달러 (약 25억 1,200만원) 이상을 버는 사람에겐 8.82% 세율을 적용하고있다. 차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세분화 해서 세금을 걷는다면 현재 가장 혜택을 못 받는 중산층의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뉴욕주는 4월 1일까지 소득세율에 대한 새로운 소득세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해본다.
가까운곳에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렇게 나서는 상위 1%들이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과 존경스러움을 느낀다. 반면 한국의 상위 1%는 어떤 생각이 드는지 궁금하다.
줄리 김 뉴욕 맨해튼 컨설팅사 Do Dream 매니저(교육파트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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