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를 모르는 제이슨 데이(29·호주)가 2주 연속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 탈환을 자축했다.
데이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CC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델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에 5홀 차 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나흘 내리 선두를 달리며 정상에 올랐던 그는 2주 연속이자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PGA 투어 개인 통산 9승째.
전날 조던 스피스(23·미국)가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약 5개월 만에 세계 1위 복귀가 결정됐던 데이는 이번주 스피스의 휴스턴 오픈 성적과 상관없이 오는 3월8일 개막하는 마스터스에 ‘1인자’의 신분으로 참가하게 됐다. 준결승에서는 세계 3위 로리 매킬로이(27·북아일랜드)도 물리쳐 강자의 입지를 더욱 굳히게 됐다. 2014년에 이어 2년 만에 이 대회를 다시 제패하며 ‘매치 킹’의 면모도 과시했다. 1999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두 차례 이상 우승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3승)와 데이밖에 없다.
특히 데이는 이번 대회 첫 매치 도중 허리 통증을 느껴 둘째 날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경기를 강행한 끝에 우승상금 162만달러(약 19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주치의와 트레이너 등 그의 메디컬 팀이 부상 악화를 막기 위해 기권을 권유하기도 했으나 데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6월 US 오픈 2라운드 마지막 홀 그린에서 현기증(양성발작성 두위현훈증)으로 쓰러지고도 경기를 끝내고서야 병원에 갔고 공동 9위로 마쳤지만 투혼으로 박수를 받았다.
결승에서 2010년 브리티시 오픈 우승자인 우스트히즌을 만난 데이는 첫 홀에서 버디를 맞았으나 흔들리지 않고 3번홀(파4)에서 우스트히즌의 실수로 균형을 이뤘다. 이어 4번홀 버디로 앞서기 시작한 뒤 7번과 9번, 13번과 14번홀을 따내며 대승을 거뒀다. 결승전 5홀 차 승리는 2008년 우즈가 스튜어트 싱크를 상대로 기록한 8홀 차 이후 최대 격차였다.
팬들의 관심은 이날 앞서 열린 데이와 매킬로이의 준결승 대결이었다. ‘미리 치른 준결승’답게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둘은 리드를 주고받으면서 11번홀까지 올스퀘어(무승부)로 맞섰다. 데이는 12번과 13번홀을 연속으로 잡아내며 승기를 잡았고 14번홀을 매킬로이에게 내줬지만 마지막 18번 홀까지 1홀 차를 유지해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매킬로이는 카브레라 베요(스페인)를 3홀 차로 꺾고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데이는 “기권하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를 잘했다”면서 “매우 짜릿한 우승으로 세계 1위에 다시 오른 잊지 못할 한 주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주 휴식을 취하고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 나갈 예정인 그는 “마스터스는 내가 늘 우승하기를 원했던 대회다. 지금 내 플레이에 만족하고 있을 수 없다”며 그린재킷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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