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태양의 후예(KBS)’)와 박보검(‘응답하라 1988(tvN)’)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두 배우가 소속된 블러썸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블러썸엔터는 이 두 배우만으로 ‘대기업 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초대박’을 터뜨린 블러썸엔터테인먼트의 주방옥 대표를 최근 만났다. 주 대표는 송중기와 박보검 데뷔 시절부터 함께한 ‘스타 메이커’다.
“요즘 아주 난리가 났어요. 최고 인기 남자 배우 둘이 모두 블러썸엔터 소속인데 좋으시죠?”라는 기자의 말에 주 대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게요. 이게 진짜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로또 맞으면 주변에서는 좋겠다 그러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하는데 딱 그런 기분인 것 같아요.”
1990년대 말 엔터테인먼트계에 발을 디딘 주 대표는 특히 남자 배우를 보는 안목이 탁월해 ‘미다스의 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뷔 전 송중기와 박보검에게서 발견한 스타 배우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고등학교 1~2학년이었던 박보검을 발탁했어요. 어릴 때니까 매력적이다 이런 느낌은 아니었고, 학생치고는 얼굴이 괜찮네, 얼굴에서 이 사람 저 사람이 있는 것 같고, 인터뷰하는데 말도 잘하더라고요. 열정도 있어 보이고, 앞에서만 그리고 말만 많은 열정이 많은데 보검이는 그렇지 않았어요. 이 친구 시간이 걸리더라도 잘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그러다 ‘응답하라 1988’에 들어가면서 잘 되겠구나 싶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응팔이 잘돼서 저희도 놀랄 따름이에요.” 송중기는 주 대표가 직접 발탁한 케이스는 아니다. 싸이더스 시절 주 대표와 함께 일하던 일하던 김정용 현 블러썸엔터 이사가 송중기를 캐스팅해 데리고 온 것. “중기가 스물 세 네 살 때 회사에 왔는데 배우로서의 느낌 너무 좋은 거에요. 교육 잘 받은 좋은 인재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하자고 했죠.”
주 대표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배우를 보는 안목 외에도 그만의 진정성 있고 탄탄한 ‘휴먼 비즈니스’ 철학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싸이더스HQ를 퇴사하면서 당시 계약이 만료됐던 배우 차태현이 주 대표를 따라 나섰고, 송중기를 캐스팅한 김 이사와 송중기도 그를 따라 블러썸엔터로 옮긴 것. “스타는 상품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스타가 된 이후에도 역시 사람이에요. 같이 일하는 ‘내 사람’이 스타가 되고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더욱 커진다고 해도 박리다매식 매니지먼트를 하는 건 안 해요. 사람 마음을 얻는 일이 엔터테인먼트 업계 일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내 배우, 내 사람과의 신뢰가 중요하지요. 그런데 사람 마음은 정말 어려워요. 얻기도 힘들도 알기도 힘들고, 그래서 신뢰가 더더욱 중요하고 필요하고 주고 얻고 그러려고 노력하지요.”
‘초대형’ 스타가 한꺼번에 탄생하자 주변에서 상장, 사업 확장 등 다양한 제안이 몰려온다고 한다. 그러나 주 대표는 당분간은 본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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