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호텔(사진·現 벨레상스 호텔)이 내달 7~8일 재공매를 실시하는 가운데 2차 공매가를 공개하지 않아 그 이유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르네상스 호텔 채권단은 지난 25일 재공매 공고를 내고 다음달 7일 1차 공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1차 공매 최저입찰가는 작년에 진행된 마지막 공매 최저가인 7,575억원이다. 1차 공매에서 매수자가 없으면 바로 다음날인 8일 2차 공매를 실시한다.
흥미로운 점은 2차 공매가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작년에 진행된 공매에서는 1차부터 10차까지 공매가를 사전에 공개한 바 있다. 작년 10월 삼부토건과 채권단은 최초 1조 8,560억원에서 공매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30일 7,575억원으로 마지막 10차 공매까지 실시했다.
매각측이 이번 재공매에서 2차 공매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르네상스 호텔 매각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작년 4월 르네상스 호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엠디엠(MDM) 그룹은 당시 9,000억원을 제시해 인수가 유력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MDM과 매도자 측이 본계약 조건에서 이견을 보여 결국 무산됐다. 인허가 변경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대형 디벨로퍼인 MDM마저 인수를 포기하면서 르네상스 호텔을 보는 시장의 시선은 싸늘해졌다. 이후 시장에서는 7,500억원 선이면 매수할 의사가 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지만 지난해 7,575억원에 진행된 마지막 공매에도 결국 매수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처럼 매도자 측이 르네상스 호텔 매각의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이제는 7,500억원 선에서 매각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을 비롯한 매각측이 2차 공매가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7,500억원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그 이하로는 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 측에서도 이제는 적정 가격으로 내려왔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2차 공매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해관계자들의 상호 이익을 보존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2차 공매가는 1차 공매가 유찰될 경우 결정될 예정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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