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발 ‘한국형 양적완화’ 정책을 놓고 여야 ‘총선 사령관’들이 정면충돌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30일 새누리당이 전날 발표한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여당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못 잡고 있다”며 “여당의 경제공약으로는 경제를 구제하지 못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종인 위원장이 언급한 ‘여당’은 사실상 양적완화 정책을 입안한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위원장은 4·13 총선 핵심공약으로 저성장 기조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을 통한 양적완화를 주문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됐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단장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지난 8년 동안 양적완화, 대기업 규제 완화 등으로 일관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 경제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주진형 더민주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은 강 위원장을 향해 “관치금융하자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에 강 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나 일본, 유럽, 심지어 중국도 돈을 풀고 있는데 그런 나라들이 부작용이 생겼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양적완화 정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강봉균 위원장은 “양적완화를 통해 통화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나라가 전 세계에 한둘이 아니다”라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맨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기 위해 방망이만 내려치고 있으면 되겠느냐”며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을 거듭 주문했다. 특히 강봉균 위원장은 “우리나라 경제가 계속 나빠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며 “양적완화는 늦출수록 손해이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며 총선 이후 한은에 양적완화 정책을 강도 높게 주문할 것임을 예고했다. 강 위원장은 김종인 위원장이 “양적완화로는 대기업 투자 여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투자 여력이 생기는지 아닌지는) 대기업에 직접 물어보라”며 “중국의 맹추격으로 좌불안석인 기업들에 수지 안 맞는 사업을 털어낼 수 있게 한은이 양적완화를 통해 자금을 공급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강봉균 위원장은 “양적완화라고 해서 돈 푸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렇게 경제를 잘 아시는 분(김종인)이 그동안 경제부처 장관을 한 번도 못했느냐”며 자신의 정책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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