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론에도 일리는 있다. 가뜩이나 환자들이 몰리는 대형병원에서 휴일야간진료까지 한다면 주간에 찾아오던 환자들을 빼앗길 수 있다. 의원들이 달빛어린이병원에 참여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한정된 인력으로 병원을 꾸려가야 하는 처지에 야간근무까지 하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유아·어린이 환자들에 대한 휴일야간진료의 필요성은 분명 존재한다. 유아는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증상의 경중을 파악하기 힘들고 면역력이 약해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게다가 맞벌이라면 아이가 아파도 평일 주간에는 병원에 갈 형편이 못된다. 휴일이나 밤에는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 복지부 설문조사에서 달빛어린이병원의 만족도가 80%에 달하고 85% 이상 응답자들이 재방문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이유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달빛어린이병원은 꼭 필요한 존재다. 국민 건강과 환자 편익이 모든 의료행위에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대할 명분은 더더욱 없다. 정부도 무턱대고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참여만 강요할 게 아니라 경영난 완화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달빛어린이병원에 참여하는 의원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봄 직하다. 국민 건강을 위해 모두의 역지사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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