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새 들고 뛰어라.”
새누리당이 당 지도부의 ‘공천 파동’을 유머로 승화한 홍보 영상물을 제작해 일반에 공개했다. 공천을 둘러싼 극심한 계파갈등 속에서 바닥까지 내려간 유권자의 신뢰를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일거에 회복하기 위한 조동원 당 홍보기획본부장의 ‘승부수’다.
30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당 홍보국은 최근 김무성 대표가 ‘옥새 반란’을 일으키며 부산으로 낙향하자 곧바로 원유철 원내대표가 이를 뒤쫓은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무성이 나르샤’라는 제목의 영상물을 만들었다.
인기리에 종영된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를 패러디한 이 동영상의 주인공은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다.
동영상이 시작되면 먼저 김무성 대표가 당 대표 직인을 들고 비장한 표정으로 대교를 건너간다. 이때 화면에는 ‘옥새 들고 무성이 나르샤’라는 자막이 박히고 곧이어 원유철 원내대표가 절박한 심정으로 김무성 대표를 뒤쫓는다. 여당의 총선 슬로건인 ‘뛰어라 국회야’와도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각인 효과를 높인다. 이 홍보 영상은 당초 지난 28일에 있었던 공천자 대회에서 상영할 예정이었지만 내부 논의 끝에 추가로 2~3편의 동영상을 제작해 함께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는 애초 동영상의 기본 콘셉트를 전해 듣고 난색을 표했으나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끝까지 밀어붙여 아이디어를 관철했다는 후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유권자에게 실망감만 가득 안겼던 민감한 사건을 당의 홍보 소재로 역이용한 것”이라며 “벌써부터 당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새누리당이 여론전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킬러 아이템’에는 계파전쟁의 핵심 당사자인 김무성 대표와 최경환 의원이 가수 혜은이의 노래를 개사한 ‘뛰뛰빵빵’에 맞춰 손을 잡고 달리는 영상도 포함돼 있다. 당 관계자는 “두 계파가 서로를 물고 뜯다가도 막상 선거 국면이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중 모드’에 들어가면서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게 새누리당의 저력”이라고 전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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