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통계청은 2월 홍콩의 소매판매가 전년동월 대비 20.6% 줄었다고 3월31일 발표했다. 이는 아시아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1998년 9월 -21.5%를 기록한 뒤 최대 감소폭이다.
홍콩의 소매판매 급감은 중국 경기둔화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씀씀이가 큰 중국 본토의 관광객 수가 줄어들면서 소매판매가 급격히 꺾였다고 설명했다.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홍콩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한해 동안 전년 대비 3.0% 줄어든 데 이어 1월에도 전년동월 대비 10%에 해당하는 40만명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 판매 비율이 높은 사치재 판매는 32.5%나 줄었으며 백화점 판매액도 20.7%나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본토의 영향으로 홍콩 경제가 위축되면서 내수소비도 감소했다. 홍콩 통계청에 따르면 같은 기간 내구재 소비는 31.8%, 슈퍼마켓 판매는 7.3% 쪼그라들었다.
청화이훙 홍콩소매관리협회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춘제(설 명절) 연휴가 끼여 있었음에도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았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홍콩 소매업이 안팎에서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홍콩 주민들이 통상 3월 부활절을 전후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3월에도 희망이 없다”고 우려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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