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최고의 투자상품은 돼지고기 선물과 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결과 올 1ㆍ4분기 틈새상품인 돼지고기 선물은 35.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급이 제한된 쇠고기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돼지고기 소비량이 늘고 부활절 특수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금값으로 16.5%나 올랐다. 지난 1986년 3ㆍ4분기 이후 30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은과 백금 가격도 각각 12.0%, 9.4% 상승했다.
올해 초 증시 하락, 정크본드(투자부격적 채권) 수익률 상승 등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자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가능성,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선전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돈 풀기 지속에 힘입어 금 투자 인기가 여전하다.
최근 금융시장이 안정됨에 따라 일부 신흥국 통화와 주가도 선전했다.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 가치는 각각 15.5%, 10.3% 급등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러시아 루블화, 칠레 페소화도 각각 11.0%, 7.5%, 5.7% 올랐다. 아울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에 따른 달러 약세의 여파로 원자재 가격과 선진국 통화 가치도 상승했다. 가솔린·대두·원유 가격은 각각 13.8%, 5.4%, 3.5% 올랐다. 엔화와 유로화 가치도 각각 6.9%, 4.8% 상승했다.
반면 최악의 패자는 쌀과 천연가스로 기상호조 때문에 가격이 각각 18.1%, 16.2%나 폭락했다. 또 은행 건전성 우려가 불거진 이탈리아 증시가 15.4% 급락했고 중국 상하이증시와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각각 15.1%, 12.0%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가 7.7% 떨어지는 등 대다수 유럽 국가의 주가가 부진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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