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회에선 저의 상식이 통용 안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물에 빠진 놈에겐 돌을 안겨줘야겠습니다. 자리를 양보하느니 발로 걷어차 길을 터야겠습니다. 즉 기존 상식을 거부하는 겁니다.”
출세를 위해 자기를 파멸시키는 인간과 그 속물 근성이 무대 위에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은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로 대한민국 대표
희극작가 이근삼의 ‘국물 있사옵니다’를 6~24일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 올린다.
1966년 발표된 국물있사옵니다는 기존 리얼리즘의 흐름에서 벗어나 서사극 기법을 도입하고, 다양한 연극 형식 실험을 통해 혁신을 꿈꾸던 이근삼의 대표작이다.
상식대로 살고자 했던 평범한 샐러리맨 상범의 세속적인 출세기를 통해 1960년대 후반 산업화 사회의 세태와 모순을 통렬하게 풍자했다.
그간 오영진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김우진의 ‘이영녀’, 유치진의 ‘토막’ 등 역사의 아픔을 주로 다뤄온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가 오랜만에 선택한 코미디(희극)다. 서충식이 연출을 맡은 이번 공연은 일부 중첩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원작 희곡을 그대로 올릴 예정이다.
국립극단은 “출세 지향적이고, 누군가를 모함하고 협박해서 성공을 쟁취하는 한 인물의 모습을 보며 배금주의와 출세주의가 여전히 만연한 지금의 우리 스스로를 투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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