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저성장과 양극화예요. 이를 동시에 해결하려면 동반성장과 사회 교육 혁신, 그리고 남북의 동반성장으로 풀어야 합니다.”
정운찬(사진)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제5회 한국 청소년 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이사장은 특히 “요새 경제학계는 ‘수리 게임’만 하는 인상을 준다. 많은 학자가 미국 유명 학술지에 논문을 실으려고 수학과 통계를 이용한 연구에만 치중한 나머지 정작 한국 경제에 대한 현실 인식이 부족하다”며 현실보다 논문 발표에 더 몰두하는 우리 경제학계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 이사장은 중·고등학교 시절 화학공학과나 법대 진학을 희망했지만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상임고문, 선교사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 등 여러 사람의 조언과 도움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한 과정을 설명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으라고 당부했다.
그는 “당시 학교 선배였던 김 전 고문에게 법대를 갈지 물었더니 ‘너는 판사가 되기에는 우유부단하고 검사가 되기에는 마음이 약하고 변호사가 되기에는 흑을 백이라 하지 못한다며 안 된다’고 하더라”고 회고했다. 또 “스코필드 박사에게도 조언을 구했는데 빈부 격차를 완화할 방안에 대해 연구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했고 결국 경제학과로 진학했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청소년들에게 “이렇듯 자신의 뜻과 다르게 운명을 따라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청소년 학술대회는 2014년 고등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설립한 비영리 학술 행사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전국 청소년 1,000여명이 참석했으며 개회식과 기조강연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그룹별로 나뉘어 자신이 연구한 분야를 발표하고 전문가의 멘토링을 받았다./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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