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누설인가, 돈키호테인가.’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기자단 오찬에서 증세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부가가치세 인상을 제시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강봉균 위원장은 이날 “이번 선거 공약과는 무관한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부가가치세 인상론(論)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복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당정 수뇌부가 품고 있는 장기 계획과 맞닿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실제로 강봉균 위원장은 그동안 꾸준히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증세론을 주장해 왔다.
이 경우 증세 불가피론을 역설하는 ‘군불때기’를 통해 여론의 추이를 살핀 후 장기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천기누설을 통한 여론몰이’보다는 당정의 입장과는 무관한 개인적 의견을 밝힌 것일 뿐이라는 해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강봉균 위원장이 정부의 정책 흐름에 대한 고려 없이 경제관료 출신으로 개인 생각을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정과 조율이 안 된 입장을 얘기해서 조마조마하다”고 당혹스러워했다. 이 관계자는 총선 이후를 감안해 여론추이를 살피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혀 그렇지 않다”고 못 박았다.
다만 어느 쪽이든 여당의 ‘총선 사령탑’인 강봉균 위원장이 증세의 방안으로 부가가치세 인상을 언급한 것을 놓고 정치권 내부에서 두고두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서민 부담 가중이 불가피한 부가가치세 인상은 사실상 ‘서민 증세’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봉균 위원장은 이날 경제정책 공약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법인세 인상이나 부자 증세 등을 통한 분배 개선 방식은 효과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 약화의 요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