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휴전선 주변에 매설된 지뢰로 인해 외국인 피해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경찰 당국은 지난 4일 오후 12시 54분께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한 개울에서 카자흐스탄 출신 A(54)씨가 지뢰 폭발 사고로 다리를 다쳤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1일 무비자 여행자 신분으로 입국해 사고 지점 인근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지뢰를 밟은 곳은 평소에도 주민들이 지나다니던 곳으로, 출입이 통제되거나 지뢰 매설 경고문이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한 사고 목격자는 “개울 쪽에서 소리가 들려 달려가 보니 A씨가 발에 피를 흘리고 있었고,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여기는 지뢰를 매설한 곳이 아니니까 아마 장마철에 산에서 떠내려 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응급 치료를 받고 소방헬기로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6·25전쟁 이후 비무장지대(DMZ)와 인근 민간인 출입통제선 이북에 매설한 지뢰는 100만발로 추산된다. 지뢰를 매설한 면적은 여의도 면적(윤중로제방 안쪽 2.9㎢)의 33배인 97㎢에 달한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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