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로 20대 총선 투표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투표참여를 외면하고 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무엇보다 투표하지 않기로 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정치불신이라는 점은 현재의 정치문화가 국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집권여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국민들께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 다가오는 13일에는 선거권이 있는 모든 국민께서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해주시기 바란다. 그것만이 일하지 않는 국회를 일하게 만들고 정쟁이라는 족쇄에 묶인 민생법안들을 처리하게 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대 국회의 법안처리율은 현재까지 43.3%에 불과하다. 17대 56.8%, 18대 53.5%에 비하면 10%포인트 이상 떨어진다. 10개 법안 중 4개 법안만 겨우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는 말이다.
19대 국회가 이렇게 무능의 아이콘이 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국회선진화법이다.
물론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풀어나가는 정치가 가장 이상적인 정치의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수준에서 국회선진화법은 족쇄에 불과하다. 더욱이 국회는 무수히 많은 갈등을 조정하고 풀어나가야 하는 곳이다. 그렇기에 선거로 국민의 대표를 뽑고 그들에게 국민의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표결로 결론을 내야 하는 것이 국회의 존재이유다. 민주주의에서 우리보다 앞선 국가들이 다수결 원칙을 고수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제 새롭게 구성될 20대 국회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당리당략이 아닌 대한민국을, 정쟁이 아닌 민생을 생각하고 일하는 후보를 뽑아야 하는 이유다. 국가와 국민 그리고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식물국회·무능국회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먼저 퇴출시켜야 한다.
투표는 탄환보다 강하다고 했다. 일하지 않는 국회도, 세련되지 못한 정치문화도 오직 투표로만 바꿀 수 있다. 국민들께서 탄환보다 강한 투표로 꽉 막혀 있는 정치를 뻥 뚫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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