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8일 충북과 전북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전격 방문해 “20대 국회는 확 변모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이날 지방행(行) 또한 경제행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격전지를 방문해 이 같은 말을 함에 따라 선거 후에도 두고두고 뒷말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찍 충북 청원의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먼저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곳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의 안내를 받아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운영계획을 청취했다.
박 대통령은 LG로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를 공급 받아 휴대용 랜턴 등을 만드는 ㈜해찬을 방문해 “아기가 1년 만에 어른으로 컸다”면서 “센터와 전담기업(LG)이 도와주셔서 이렇게 된 것 같다”고 격려했다.
이어 열린 ‘성공기업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국회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박 대통령은 “창업 등에 도움이 되는 법안들은 좀 지체 없이 통과시켜주는, 그래서 경제활성화에 도움을 많이 주는, 이번에 진행이 되고 있는 20대 국회는 그렇게 확 변모되는 국회가 되길 여러분과 같이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곧이어 전북 전주의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았다. 점심을 이동 중 도시락으로 해결하면서 벌인 강행군이다.
전북센터에서 박 대통령은 탄소소재 및 농업·생명과학 분야 기업들의 사업내용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성과와 계획을 꼼꼼히 챙겼다.
박 대통령의 이날 일정에 대해 청와대 측은 “대전(2월25일), 대구(3월10일), 부산(16일), 경기센터(22일) 방문에 이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성과점검의 일환으로 이뤄진 방문”이라며 어디까지나 경제행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시기·지역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크다. 총선이 5일 앞이고 이날은 마침 사전 투표까지 시작된 날이어서 박 대통령의 움직임과 발언이 유권자에게는 어떤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충북은 박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옥천)인 탓에 박 대통령이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지역 민심이 들썩일 수 있다.
또한 청주 지역 4개 선거구 모두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고 전북 또한 두 야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사이 새누리당이 교두보 마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선거운동이 가장 치열한 때 충북에 방문하는 것은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고 이상돈 국민의당 선대위원장도 “부당한 선거개입으로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맹준호·박형윤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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