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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새로움에 대한 열정이 전산학도를 증권IT 개척자로 이끈 원동력

항상 'IT기술 쓰임새'에 관심 연구자 길 벗어나 업계 진출

1995년 쌍용투자증권 입사 주식거래에 컴퓨터 도입하고

1998년 국내 HTS 출범 주도 업계 첫 최고정보책임자 올라

온라인 소액 적립식 펀드로 수익률 높이는데 도움 줄 것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사장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송은석기자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증권 업무는 불과 20년 만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를 겪었다. 주문지에 종목번호를 기재해 발급한 주문전표로 거래를 확인했던 증권사의 트레이딩 시스템은 개인용컴퓨터(PC)와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구조를 넘어 스마트폰으로 주식·채권은 물론 해외 거래까지도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했다. 1998년 국내에서 처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서비스가 도입된 후 주식 거래는 소수의 재테크에서 국민 전체의 재테크 수단으로 업그레이드됐다. 2004년 IT 서비스 부문의 보안 관련 국제인증을 획득한 후 국내 증권 업계의 IT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증권과 IT 결합의 중심에 이병호(사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가 있다. “철이 들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하는 그는 1956년 원숭이띠로 환갑을 넘긴 나이임에도 DSLR 카메라 등 최신 IT 제품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다. 또한 스마트폰이 막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 이미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만 뉴스를 접해 왔다. 그는 “철이 들지 않았으니 당시에는 생소한 증권 업계에 뛰어든 것 아니겠냐”며 환하게 웃었다.

그 시기 누구나 그랬듯 이 대표의 꿈은 과학자였다. 하지만 동력자원연구소를 거쳐 미국 조지아공대로 유학을 떠나기 전부터 이미 연구로 얻은 성과를 바로 업무에 적용하고 싶었던 욕심이 컸다. 이에 이 대표는 귀국 후 정보통신 컨설팅 업무에 종사하다가 당시에는 생소했던 증권사 IT 업무에 첫발을 내디뎠다. 증권사 영업직원들의 책상마다 PC를 처음 놓던 1990년대 초중반부터의 증권 업계의 IT 발전사는 이 대표에게 도전이었다. 이 같은 새로운 도전 덕분에 이 대표는 ‘증권업계 최초의 최고정보책임자(CIO)’라는 이력을 얻었다.

이 대표가 평소 업무에서 가장 강조하는 말이 ‘본질’이다. 그는 아인슈타인의 ‘모든 것은 단순하게 만들되 중요한 것을 놓치면 안 된다’는 말을 신조로 삼는다. 이 대표는 “뭐든지 너무 단순화해서 중요한 걸 놓치거나 생각이 많아져서 중심을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주특기인 IT에서 본질은 무엇일까. 그는 ‘기술의 쓰임새’를 첫 번째로 꼽는다. 기술 자체보다는 기술로 증권 업계가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업계 최초로 CIO가 된 것도 IT의 바람직한 쓰임새에 관한 고민의 산물이었다. 기술의 발전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임원으로 있어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 대표는 IT를 통해 선진 프로세스 기반의 내부혁신 체제를 구축한 다음 이를 토대로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함으로써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는 모토를 충실해 실천했다고 강조했다.

좀 더 쉽게 설명해달라는 말에 이 대표는 쌍용투자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재직 시절 증권사 자체 전산망 구축 당시 겪었던 일화를 들려준다. 그는 1995년 쌍용투자증권에 입사 후 이듬해부터 증권전산(현재의 코스콤)에 위탁해 운영하던 전산망을 자체 운영하기 위해 이관 받는 일을 맡았다. 그는 이관 후 전지점의 영업사원 책상에 컴퓨터를 내줬다. 이전까지는 주문용지에 매매 주문 내역을 적어서 매매 담당 직원에게 내면 그 직원이 단말기를 통해 전산망에 주문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당시 신문물이었던 컴퓨터에 대한 적응 속도는 더뎠고, 직원들은 여전히 주문용지를 손으로 써서 주식을 매매했다. 귀찮기도 했지만 주문 실수가 있을까 지레 겁을 먹은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시 임원회의에 참석해서 컴퓨터를 이용한 주문량이 적은 점포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쉽게 늘지 않던 영업직원들의 컴퓨터 활용은 컴퓨터로 주문한 영업직원이 더 고객들의 신뢰를 받기 시작하며 달라졌다. 기술보다 기술에 따른 생활의 변화가 증권 업계의 IT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쌍용투자증권에서 이름을 바꾼 굿모닝증권에서 전산 책임 상무를 지낸 이 대표는 1998년 국내 최초의 HTS 출시와 2001년 1월 국내 최초 온라인트레이딩 브랜드 ‘굿아이(goodi)’의 출범을 주도한다. HTS는 당시 초고속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급속도로 확대됐다. 굿아이가 나온 지 3개월만에 굿모닝증권의 계좌 수는 6만개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에 가지 않고 고객이 알아서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는 점은 낮은 수수료와 함께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이었다. 그는 “HTS의 편리함이 알려지고 나서는 증권사들이 늘어나는 고객의 수요를 따라가기에 급급했을 정도”라며 “증권사의 위탁영업 시장은 크게 잠식당했지만 HTS 덕분에 온라인 전문 증권사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기술의 발전은 증권 업계의 생활을 바꿔놓았지만 반대로 사고 한 번이 엄청난 손실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보안의 중요성도 커졌다. 이 대표는 “기본만 제대로 지키면 큰 손실로 이어질 이유가 없다”며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고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기본 수칙만 지켜도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고는 막을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2001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으로 이직한 후 2004년 당시 업계 최초로 영국표준협회(BSI)에서 정보보호관리체계 국제표준인 ‘BS7799(현 ISO20000)’ 인증을 따내며 보안에 역점을 뒀다.

2014년 한국투자증권 고문을 마지막으로 증권 업계를 떠났던 그는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로 약 1년 만에 업계로 돌아왔다. 증권 업계에서 온라인 비즈니스의 변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해보고 싶었다는 게 돌아온 이유였다. 그는 ”모든 생활이 모바일과 온라인을 매개로 하나로 융합되는 추세지만 금융만 분절돼 있다. 투자정보를 얻고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게 온라인에서는 쉽지 않다“며 ”IT 부문에서 경험도 많아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업에서 1년간 떠나 있었다는 점과 환갑을 넘긴 나이를 들어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생물학적 나이가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얼마나 열정과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와 충분히 경쟁해서 앞설 자신이 있다고 여러 번 강조하는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그의 앞으로 목표는 거창한 듯 소박했다. 대표 재직 기간 꼭 하나만은 이루고 싶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국민들의 투자습관 확립에 기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온라인에서 소액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려는 사람들에게 펀드온라인코리아의 펀드슈퍼마켓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투자는 손실 위험이 있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시장을 분석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투자습관을 익히는 데 적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사진=송은석기자 songthomas@sedaily.com

He is...

△1956년 서울 △서울대 공과대학 및 동 대학원 △미국 조지아 공대 전산학 박사 △1980년 동력자원연구소 △1994년 동양네트웍스 기술연구소 부서장 △1995년 쌍용투자증권 전산업무 지원본부 이사대우 △2002년 동원증권 최고정보책임자 겸 부사장 △2005년 한국투자증권 IT본부장(전무) △2015년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2015년 12월~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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