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잘 아는 김진표입니다.”
20대 총선을 이틀 앞둔 11일 경기 수원무 선거구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각자의 취약 지역을 찾아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손을 맞잡고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재선 현역인 정미경 후보는 영통구 주민이 주로 찾는 영통중앙장로교회에서 자리를 잡고 한 표를 호소했다. 영통2동과 태장동은 영통구(옛 수원정) 지역에서 분리돼 수원무 선거구로 편입된 동네다. 지난 19대 총선에선 김진표 후보에게 60% 이상의 유권자가 득표를 안긴 곳으로 정미경 후보 입장에서는 취약 지역으로 분류된다. 정미경 후보는 “중앙당과 캠프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영통구 지역에서도 지지율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며 “공천 파동에 거부감을 나타낸 새누리당 지지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출근 인사를 마친 정미경 후보는 오후에도 영통2동에 위치한 영동초등학교를 방문해 30~40대 학부모 표심을 사로잡는 일에 주력했다. 영동초 앞에서 만난 60대 여성 주민 권모씨는 “정미경 후보가 지역을 씩씩하게 다니는 모습이 일을 잘할 것 같다”며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3선의 김진표 후보는 권선구 주민들이 출근 때 거쳐 가게 되는 세류역에 앞에서 명함을 돌렸다. 권선구(옛 수원을)에서 수원무로 들어온 세류1~3동, 권선1~2동, 곡선동 쪽 표심은 이 지역에서 재선을 지낸 정미경 후보에게 우호적인 편이다. 특히 야권 단일화가 무산되며 여당 반대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진표 후보 쪽의 판단이다. 김진표 후보는 “야권 분열로 여당 후보가 이득을 볼 수 있는 선거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유권자들이 표를 통해 힘 있는 제1야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현명한 선택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후부터는 권선구 일대를 주거·상가 지역을 돌며 집중 유세를 펼쳤다. 곡선동에서 만난 김종민(남·72)씨는 “김진표 후보가 수원 지역을 잘 아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한 번 더 밀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미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후보의 지지율은 한쪽의 우위를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경제가 리얼미터와 지난 5~6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정미경 후보(38.1%)와 김진표 후보(37.8%)의 지지율 격차는 0.3%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이에 앞서 중앙일보와 엠브레인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조사한 내용에서는 김진표 후보(39.7%)가 정미경 후보(33.0%)를 6.7%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쪽 후보의 당면 과제는 지역구 한복판에 위치한 수원 공군 비행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이다. 이번에 당선되면 3선이 되는 정미경 후보와 4선 고지에 오르는 김진표 후보는 모두 20대 국회에서 수원 비행장 이전 사업과 관련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미경 후보는 “수원 비행장 이전 사업은 대체부지만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여당 중진 의원이 추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김진표 후보는 “비행장 이전 후에 부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면서 “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 기업이 모인 단지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소속의 김용석 후보는 양당 후보를 함께 비판하면서 3당 체제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정미경·김진표 후보 모두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총선을 통해 새누리당과 더민주 등 기득권 정당의 담합 체제를 깨뜨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수원=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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