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이번 4·13 총선은 1년 반 넘게 당을 이끌어온 수장으로서 맞이하는 마지막 시험대다.
전망은 나쁘지 않다. 야권연대가 무산됐고 국민의당이 일으킨 ‘녹색돌풍’의 수도권 북상도 한계를 드러내면서 당 자체분석과는 별개로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해 160석 이상을 얻을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이른바 ‘옥새 투쟁’으로 친박계가 주도해온 공천 과정에 결정적인 한방을 날리면서 총선 이후 ‘홀로서기’를 위한 기반도 닦아 놓은 상태다.
앞서 김무성 대표는 총선이 끝나면 결과와 상관없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는데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새누리당이 160석 안팎의 성적표를 받아들 경우 김무성 대표로서는 차기 대권을 향한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서게 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비록 대표직에서는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대선 가도를 위해서는 당의 주도권을 반대 계파에 넘겨줘서는 곤란하다. 때문에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친박계와의 피 튀기는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계는 차기 당 대표로 최경환 의원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대구경북(TK) 지역의 총선 결과가 시원치 않을 경우 ‘플랜B’로 신박(新朴)인 원유철 원내대표가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친박계는 공천 과정에서부터 이미 ‘다음 국회에서는 계파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비친 바 있다. 때문에 친박의 대공세가 예상된다.
반면 비박계에서는 마땅한 대표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김무성 대표로서는 원내대표라도 반드시 비박계 인사를 당선시켜 세력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김성태·박민식·권성동·김학용·서용교 의원 등 측근들의 생환 여부도 김무성 대표의 대권 도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유승민 의원까지 복당할 경우 김무성 대표는 이들과도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여야 한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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