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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4·13 빅매치] 서울 양천을, ‘미스터 쓴소리’ 與 김용태… 2野 후보 도전장

야당 텃밭 불구 현역 새누리 후보 우위

이용선 “진짜 야당 2번에 힘 실릴 것”

김현배 “국회 들어가면 경제 정책 집중”

서울 양천을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불과 1.8%포인트 차이로 승패가 엇갈렸다. 뒤이어 치러진 6대 지방선거에서는 이 지역(신월1~7동, 신정3~4동)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박원순 시장에게 60%에 육박하는 표를 몰아줬다.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최근 치러진 선거와 사뭇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재선의 김용태 새누리당 후보가 ‘현역 프리미엄’과 야권 분열에 힘입어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5~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용태 후보의 지지율은 41.3%로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후보(25.8%)에 15.5%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양천을에 출마한 김용태(왼쪽) 새누리당 후보가 12일 목동역 출구에서 목발을 짚은 채 유권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지민구기자




비박근혜(비박)계인 김용태 후보는 여당 내에서 ‘쓴소리’를 가장 많이 하는 의원으로 꼽힌다. 김용태 후보는 “야당 성향의 유권자들도 정부·여당의 잘못된 점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점에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역구 내 분위기를 전했다. 목동역에서 만난 신정4동 주민 장모씨(남·35)는 “어느 의원이 와도 일은 비슷하게 잘할 것 같지만 평소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솔직하게 말하는 김용태 후보에게 인간적으로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용태 후보는 지난 5일 유세 도중 승합차에 발을 밟혀 오른쪽 인대를 다쳤지만 깁스를 한 채 목발을 짚고 현장을 누비고 있다.

서울 양천을에 출마한 이용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2일 신정역 인근 골목에서 유권자에게 아침 인사를 하고 있다. /지민구기자




김용태 후보와 재대결을 펼치는 이용선 후보는 ‘진짜 야당, 진짜 변화’를 구호로 설욕전에 나섰다. 그는 김용태 후보의 친화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현역 의원 교체를 통해 지역 현안을 새로운 방식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통합당의 공동 대표를 지낸 시민운동가 출신의 이용선 후보는 4년 동안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주로 서민층과 소통해 온 점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신정4동에 거주하는 권모씨(여·73)는 출근길 인사를 하는 이용선 후보에게 “동네 위해 열심히 일하는 걸 알고 있으니 국회 들어가서 더 살기 좋게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두 후보 모두 이웃 지역구(서울 양천갑)에 속해 있는 목동과 비교해 낙후된 양천을의 생활 수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교통 시설 확충 등의 방안을 핵심 공약으로 내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 홍대입구에서 신월동, 경기도 부천 원종을 잇는 지하철을 개통하겠다는 것이다. 신정3동에 위치한 서부트럭터미널 부지를 벤처·문화 단지로 개발(김용태 후보)하거나 교육 특화 시설로 탈바꿈(이용선 후보)시킨다는 공약도 유사하다.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한 민주당 당직자 출신의 김현배 후보는 두 후보의 공약을 일제히 비판하면서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의 여론조사(5~6일 실시)에서 김현배 후보는 11.3%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김현배 후보는 “교통·복지·문화 시설을 늘리겠다는 공약은 돈도 많이 들고 실현 가능성이 낮다”면서 “지역 공약에만 목을 맬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국가 경제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실제 김현배 후보가 내건 유일한 지역 공약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로 만들어진 부지에 바이오 기업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양당 정치에 싫증을 내는 유권자들이 정당 투표는 물론이고 ‘3번 국민의당’ 후보를 찍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막판 대역전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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