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전두환 정권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정을 보고했다는 비밀 외교문서가 공개됐다.
외교부는 17일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공개한 비밀해제 문건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정보 수집 관련자로 등장했다.
문건에 따르면 하버드 대학에서 연수중이던 반기문 당시 참사관은 1985년 1월 7일 하버드대 교수로부터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했다. 미국의 학계, 법조계 인사들이 망명 중인 김 전 대통령의 안전 귀국을 요청하는 서한을 1월 10일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 발송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반기문 총장은 이같은 사실을 유병현 당시 주미대사에게 보고했다. 유병현 대사는 이를 김대중 동정이라는 제목의 전보로 8일 외교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조작한 내란음모 사건으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 미국에 망명한 상태였다.
외교문서에 따르면 당시 전두환 정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하게 감시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연수생 신분임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정을 파악해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공개된 전두환 정권의 비밀문서는 외교부 외교사료관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김상민기자 ksm383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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