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전 세계 국부펀드나 연기금들이 한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투명성이 없는 시장에 쉽게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글로벌 투자가들이 한국 시장을 투명하고 성숙도가 높은 투자처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러미 헬스비(사진) 세빌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서 국내 언론과 5년 만에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부동산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헬스비 CEO는 최근 아시아퍼시픽 이사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해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이사회는 한국 시장에 대한 해외투자가들의 관심을 반영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렸다. 세빌스는 지난 1855년 설립돼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로 전 세계 60개국 700여개 오피스에 3만여명의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는 업체다.
그는 주로 리스크가 낮은 우량 프라임 물건에 투자하는 코어나 코어플러스 펀드 입장에서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헬스비 CEO는 “이미 한국에 투자한 기관투자가들이 더 많은 부동산을 사고 싶어 할 뿐만 아니라 해외의 고액자산가나 유명 가문도 자산 유지를 위해 한국 투자를 고려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오피스뿐만 아니라 리테일이나 물류 등 새로운 시장에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헬스비 CEO는 “실제 최근 들어 범아시아에 투자하는 코어나 코어플러스 펀드 중 일부는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전체 펀드의 10~15% 정도로 두고 있는 곳도 있으며 이는 전례 없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투자 시장의 흐름을 고려할 때 향후 한국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헬스비 CEO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부동산을 가장 방어적이고 안정적인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며 “따라서 자산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투자는 증가 추세이며 위험도 높은 투자를 피하는 투자자들은 기대수익률을 낮추더라도 부동산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투자자들에게서 나오는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한국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한국의 경기침체를 완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부동산 시장 자체의 잠재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헬스비 CEO는 “서울 오피스 빌딩의 70~80%는 오너 소유인 반면 영국 런던의 경우 오너 소유 빌딩이 10% 수준에 불과하며 한국도 점점 영국과 비슷한 시장으로 변해갈 것”이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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