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의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은 지구 반대편 남미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농업 한류’를 실천하고 있다. 에콰도르와 볼리비아에서는 주식으로 활용되는 씨감자를, 도미니카에서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무를, 파라과이에서는 우량 종자 부족을 겪고 있는 참깨와 관련해 우리 농업 기술을 전수함으로써 현지에 한국을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농촌진흥청은 에콰도르와 볼리비아에서 씨감자 간이 생산 장치를 개발해 현지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감자는 중남미 안데스 지역의 주요 식량 작물이다. 하지만 에콰도르에서는 ㏊당 생산량이 9톤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가 주도하는 무병 씨감자 사업을 통한 씨감자 보급률이 8%에 불과해 대부분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보관하는 바이러스에 걸린 씨감자를 사용해 경작을 하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에콰도르 감자 농가 중 75%가 5㏊ 이하의 소규모 농가임을 감안, 저가 무병 씨감자 생산 장치를 농가에 보급하기로 하고 에콰도르 농식품축산청(INIAP)과 협력사업을 통해 현지에 가장 적당한 품종과 당해 품종에 가장 적합한 재배 방법을 구명했다. 농촌진흥청은 무병 씨감자 생산 장치가 보급되면 에콰도르의 감자 생산성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볼리비아 역시 감자가 주식이어서 감자 소비량이 많지만 생산성이 ㏊당 5톤 수준으로 주변국의 절반에 불과해 연간 소비량의 3분의 1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현지 맞춤형 기술 개발 및 지원을 통해 볼리비아 주요 감자 4품종(로마노·데지레·핀따보카·와이차)의 무병 씨감자 생산과 보급에 힘쓰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한국 재배종 무의 종자 보급에 나서고 있다. 식문화의 세계화 현상으로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이국적인 채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무의 수요도 늘고 있지만 현지 재배종 무는 기후에 따라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물기가 빠져 푸석하게 되는 ‘바람들이’ 현상에 취약해 식감과 크기·품질 등이 불량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바람들이 현상에 강하고 수확량이 우수한 한국 재배종을 현지에 보급해 생산성을 크게 개선하고 현지인 대상으로 한국식 무 조리 방법을 안내해 한국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파라과이에서는 참깨 품종 보급을 통한 한국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파라과이 센터는 지난 2010년부터 참깨 품종 개량 노력을 통해 개발한 ‘IPTA-K07’ 품종을 파라과이 품종 등록 기관에 공식 등록했다. 또 소형 파종기를 개발해 파종 방법을 개선함으로써 노동력을 기존의 40% 이하로 줄였으며 시비 조건과 병해충 방제법 등 재배법을 확립해 수확량을 ㏊당 800㎏으로 30% 증가시켰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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