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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주식 인수 후 드러난 부실 회계법인 책임"

"잘못된 감사보고서로 손해"

주식 인수 이후 업체의 숨겼던 부실이 드러났다면 잘못된 회계 감사보고서를 낸 회계법인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화학·섬유 업체 T사가 E회계법인과 A투자자문 등을 상대로 낸 주식양도대금반환 소송에서 “E회계법인은 5억9,999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T사는 지난 2011년 10월 A투자자문 등이 보유한 한 비상장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계약 전 E회계법인이 작성한 인수업체의 2010년도 감사보고서에는 당시 78억원의 매출채권과 9억8,774만원의 단기대여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돼 있었다. 자산도 부채보다 995억원이 더 많았으며 이에 전체 의견은 ‘적정’이었다.

인수 이후 확인한 실제 재무상황은 전혀 달랐다. 사실상 회수할 수 있는 매출채권이나 단기대여금은 없었으며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일부 채무는 빠지기도 했다.

대법원은 “E회계법인이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였다면 재무제표에 허위 기재 등이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형식적으로만 감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분식회계 사실을 반영했다면 T사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감사보고서의 허위 기재와 회사 인수에 따른 손해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인수업체의 실제 가치를 0원으로 보고 T사가 실제 지급한 약 15억원 전부를 손해액으로 인정했다. 다만 인수에 대한 최종 책임은 T사에 있다고 보고 E회계법인의 책임 비율을 40%인 약 6억원으로 산정했다. 대법원은 다만 매도자였던 A투자자문은 추가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계약조항 등을 근거로 주식양도 대금을 돌려줄 책임이 없다고 봤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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