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간 세상은 많이 변했다. 예술문화계는 특히 극적인 변화를 맞았는데 지난 20세기의 시대 상황과 혼돈에서 동시대의 가치를 재정의하는 현대(컨템퍼러리) 예술이 탄생했다. 음악 역시 비슷한 변화를 겪었다. 20세기 서양음악계는 기존의 전통에서 벗어난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현대 음악을 내놓기 시작했다. 장조 아니면 단조로 구분되던 안정된 조성 음악 대신 무조(無調) 수법이 출현했고 강렬한 리듬의 재즈가 탄생해 세계를 휩쓸었다.
그러나 이 같은 현대 음악은 다른 현대 예술에 비해서도 유독 관심을 못 받는 장르다. 음악 애호가라는 사람들조차 여전히 18~19세기 음악에만 열중한다. 현대 음악의 개성과 창조성이 돋보이는 만큼이나 어려울 것 같다는 인식 때문이다. 리듬과 멜로디 위주의 음악에 익숙한 대중에게 12개의 음을 불규칙하게 사용하는 ‘12음 주법’이나 비정상적인 리듬을 음악으로 포함하는 시도 등은 너무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 이 무정형의 음악들을 계속 외면할 수만은 없다. 어느 때건 동시대의 색다른 음악은 처음에는 낯선 취급을 받지만 결국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이나 바그너의 오페라가 그러했듯 현대 음악 또한 언젠가는 ‘오래된 미래’로 자리 잡지 않을까.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 자주 접하고 익숙해질수록 매력이 드러난다. 때마침 지금 이 순간 만들어지고 숨 쉬는 동시대 음악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문화도시 뉴욕에서 28년간 열려온 도심 음악축제의 정신을 수입한 콘서트 ‘라이트 나우 뮤직 2016’이다. 선별된 음악들은 고전과 현대, 전문성과 대중성, 디지털과 아날로그 같은 흑백 논리적 경계를 뛰어넘는다. 즐기는 방식도 자유로운데 이를테면 청중들은 연주 사이사이마다 자리 이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주최 측과도 소통하며 음악을 공유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대 음악에 어려움을 느낄 사람들을 위해 최근 지인과 나눈 대화 한 토막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현대 음악이란 스마트폰과 같지. 처음에는 모두 어렵게 느꼈지만 지금은 필수품이 됐잖아. 정 어렵다면 매뉴얼을 보면 되지. 배우고 즐겨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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