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총선 평가 토론회를 열고 내년 대선에서의 ‘야권 단일화론’에 불을 지폈다. 총선과 달리 대선에서만큼은 야권이 단일후보를 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민주 산하 더미래연구소는 21일 총선 후 첫 평가 토론회에서 정세를 진단하고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야권 단일화론의 핵심이었던 일여다야(一與多野) 효과가 힘을 잃은 까닭으로 한 사람에게 두 표가 주어지는 총선의 특수성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분열된다면 이번 같은 결과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토론회에서 “지역구는 더민주당을, 정당투표는 국민의당을 선택한 유권자들이 많았다”면서 “유권자들이 (사표를 방지하기 위한)전략적 분할투표를 했다”는 견해를 보였다.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야권 지지자들이 사표를 방지하기 위해 지역구는 더민주에 표를 몰아주고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에 표를 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선거는 국회의원선거와 달리 1인 2표제가 아니다”라며 일여다야 구도의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총선에서는 야권 지지자가 지역구 투표와 정당투표를 나누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야권 승리’에 보탬이 되었지만 한 표만 행사하게 되는 대선에서는 다른 투표행태를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토론자들은 야권의 대선후보들과 양당이 대선에서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채 협력적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교수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대표 사이의 지지율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면서 “국회운영 뿐 아니라 차기 대선까지를 고려하더라도 국민의당과의 협력적 경쟁체제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경석기자 kad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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