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품들은 최소 30년이 넘은 유명 장수 일반의약품이다. 우루사 등 일부 제품은 반세기 넘게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며 일반의약품 중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세상에 빛을 본 지 수십 년을 자랑하는 이 같은 제품들이 포장지 개선에서부터 성분첨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모를 시도하고 나서 주목된다.
고루한 이미지를 벗고 주 소비 대상층이라 일컫는 중년층에서보다 외연을 확대해 젊은 층을 충성 고객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의 처방약(전문의약품) 약값 인하 등 영업환경 악화 속에서 안정적 매출 확보를 위해 일반의약품 리뉴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제약업계 ‘회춘(回春)’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셈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다음 달 중 출시 49년을 맞은 자사 생약 성분 기관지 약 ‘용각산’ 제품의 리뉴얼을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출시 40돌을 맞아 제품 리뉴얼에 나섰던 ‘국민 위장약’ 겔포스 역시 올해 하반기 성분을 보다 강화한 후속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일반의약품은 전문의약품과 달리 일반 소비자가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광고나 마케팅 활동으로 매출을 높이기 쉽다”며 “유명 일반의약품을 리뉴얼할 경우 기존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단시간 내 최소 비용으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해 안정적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광동제약도 올해 출시 53주년을 맞은 대표 장수 의약품 광동 경옥고 제형을 기존의 병에서 스틱형 파우치 포장으로 과감히 변경했다. 휴대성과 복용 편의성을 높여 젊은 층에 다가서기 위함이다. 1포당 20g 스틱형 파우치 포장으로 정량 복용이 가능해 바쁜 현대인들이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제품을 복용할 수 있다. 올해 55세가 된 대웅제약의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도 새 옷을 갈아입었다. 대웅우루사·복합우루사·알파우루사 3개 제품의 크기·재질 등을 깔끔하게 통일했다. JW중외제약 역시 최근 종합감기약 ‘화콜’의 리뉴얼 작업을 마무리하고 새 제품 ‘화콜C’를 출시했다. 제품군 별로 다른 색상을 입혀 사용자가 쉽게 제품을 구분하고 환자별 증상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제약사들이 잇따라 장수 제품 리뉴얼에 나서는 데는, 전문의약품 대상 정부 약값 인하 정책 기조로 이에 따른 수익을 만회하는 취지에서 일반의약품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아직 전문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웃도는 등 절대적이지만 수익보전 차원에서 일반의약품 리뉴얼 등으로 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는 셈이다. 시장 성장세도 제약사의 일반의약품 승부수 띄우기에 힘을 싣고 있다. 2010년 의약분업 이후 감소세였던 일반의약품 시장은 2013년 증가세로 돌아서며 현재 3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소비자 소득 수준 향상과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자신의 건강과 간단한 질병은 스스로 대처하는 ‘셀프 메디케이션’ 수요가 늘면서 일반의약품 시장은 앞으로 더 세를 넓힐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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