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병완(사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2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경제나 국민생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면 더민주와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국민의당 정책을 총괄 지휘하고 있지만 더민주의 정책 곳곳에도 그를 떠올리게 하는 흔적들이 나타난다. 국민연금을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대표적이다. 장병완 의장이 지난 2월11일 이 정책을 내놓은 데 이어 더민주는 3월4일 이와 비슷한 정책을 발표했다. 장병완 의장은 “제가 더민주 정책위의장을 하다가 나왔으니 기본적으로 (몇몇 정책들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장병완 의장은 더민주의 최근 우클릭 움직임에 대해서도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최운열 더민주 국민경제상황실장이 “더민주도 친기업이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더민주가 낡은 운동권적 사고방식에 젖어 있어 문제라는 인식은 국민의당이 탄생한 이유 중 하나”라며 “그것을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의당에는 경제 전문가로 불릴 만한 의원이 솔직히 많지 않다”고 말했다. 장병완 의장과 김성식·채이배 당선자 정도가 국민의당에서 인정받는 경제통이지만 김성식 당선자는 재선, 채이배 당선자는 초선이어서 당내에서 큰 목소리를 내기에는 다소 중량감이 떨어진다.
따라서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내고 더민주와 국민의당 두 곳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은 3선의 장병완 의장이 국민의당의 경제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장병완 의장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민주와의 정책 교류 확대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장병완 의장은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정책 대결에서 무조건 더민주 편만을 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정책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의견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장병완 의장은 의료민영화 우려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표시했다. 그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의료 분야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최운열 국민경제상황실장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의료 분야를 영리화한다는 이야기인데 영리화 비용은 누가 부담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 부담은 서민층과 중산층에 가게 돼 있다”고 자답한 뒤 “일자리가 느는 측면은 있겠지만 그로 인해 중산·서민층이 받게 되는 고통이 더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경석기자 kad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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