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4선 이상 중진 의원 오찬 간담회가 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렸지만 서로 당선 덕담만 주고받고 헤어졌다. 당초 예상했던 원내대표 합의추대는 말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찬 회동에 참석한 4선 중진에는 차기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후보들이 포진돼 있는데다 총선 패배 책임론에 친박이나 비박 최고위원들이 칩거하다시피 하면서 확실한 구심점이 없어 애초부터 결론을 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26일 열리는 당선자 워크숍이 합의추대로 갈지, 경선으로 갈지가 정해지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직을 분리하는 방안이나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도 모두 당선자 워크숍 결정에 따라 정해지게 됐다.
이날 회동에는 원유철·정갑윤·이주영·심재철(이상 5선) 의원과 정진석·유기준·조경태·김재경·이군현·김정훈·최경환·신상진·나경원·홍문종 의원 등 15명이 참석했다. 재선인 유의동 의원은 대변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가운데 자천타천으로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에 거론되는 인물로는 비박근혜계 및 중립 성향에서는 나경원·정진석 당선자가, 친박근혜계에서는 유기준·홍문종 당선자 등이 있다.
이날 회동에서 원내대표 후보군에 대한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이뤄지면 26일로 예정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차기 원내대표 합의추대론이 탄력을 받게 돼 경선에 따른 계파갈등 노출이 적어질 것으로 예상돼왔다. 하지만 이날 회동에서 원내대표 ‘원’자도 꺼내기 힘든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 직후 유기준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군 조정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차기 원내대표 합의추대냐, 경선이냐는 논의와 관련해서도 유기준 의원은 “원내대표와 관련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유의동 의원은 “오늘 회동은 차기 원내지도부로 누가 돼야 하느냐에 방점이 있기보다 현재 당 위기 상황에 대한 중진 의원들의 지혜를 내놓는 자리여서 (원내대표 등)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자리였고 실제 그런 이야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4선 이상 중진들이 너도나도 원내대표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리더십이 부재하다 보니 누구 하나 조율할 엄두를 못 냈을 것”이라며 “당선자 워크숍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결국 당선자 워크숍에서 원내대표 합의추대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모아진다면 합의추대론이 급물살을 타게 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경선을 통한 원내대표 선출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지난 총선의 대참패 원인이 공천을 둘러싼 계파갈등에 있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경선으로 원내대표를 뽑게 되면 비박·친박 간 갈등이 재차 노출될 수 있어 합의추대 방식이 낫다는 의견과 당의 쇄신과 변화에 대한 치열한 논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합의추대보다 경선을 통한 선출이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 섞여 있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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