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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파생상품 집어삼키는 헤지펀드

기상이변에 농산물값 급등 베팅

곡물 선물옵션 순매수 2배 늘어

2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한 대두농장에서 농부가 트랙터로 농사를 짓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남아메리카의 기상이변으로 곡물 가격 급등 우려가 제기되면서 헤지펀드들도 곡물 파생상품에 베팅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9일 11개 곡물 선물옵션 순매수 포지션은 36만8,088건으로 전주의 17만7,770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이 8개 농산물 가격을 합산해 산출하는 농산물 서브인덱스도 지난해 7월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하다 지난주 1.5% 반등했다. 4월 상승폭으로는 2010년 이후 최대치다. 투자자들이 농산물 가격 반등에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곡물거래소는 올해 대두 수확량이 전년보다 6.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4월 강우량이 평년의 6배에 달하는 등 홍수피해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3위 대두 생산국이자 세계 최대 대두 수출국이다. 아르헨티나와 달리 브라질은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3위 옥수수 수출국인 브라질은 최근 한달간 극심한 가뭄으로 옥수수 작황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이변 피해는 미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엘니뇨가 라니냐로 전환되면서 올여름 미국 곡창지대에 기온상승과 가뭄이 닥쳐 대두와 옥수수 생산량 재배면적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에 따른 달러 약세도 농산물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중국 경제 둔화세까지 멈추지 않을 경우 농산물 가격 상승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소시에테제네랄 농산물연구소 책임자인 크리스 나라야난은 “농산물 시장 투자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올리고 있다”면서 “브라질과 미국에 가뭄이 올 경우 거대한 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풍부한 농산물 재고량 때문에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수요 대비 재고량을 의미하는 옥수수 재고비율은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옥수수와 대두·밀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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