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원내대표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20대 국회 원내대표에 출마 의사를 밝혀온 주승용 원내대표와 유성엽 의원의 대응에 따라 박지원 의원을 주인공으로 한 원내대표 추대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의원은 26일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인터뷰에서 “(원내대표와 관련한) 당내 분위기가 (저를 추대하는 방향으로) 하나로 모아진다면 제가 그 짐을 져야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그간 당 대표 후보군으로 분류됐다. 18대와 19대에서 원내대표를 두 번 지낸 그가 원내대표에 또 도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비해서도 중량감이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 역시 당 대표를 향해 의지를 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전당대회가 연말께로 연기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호남 발전을 위해) 저에게 대권·당권에 나가라는 요구가 많았고 저도 그런 결심을 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전당대회가 7~8개월 연기되니까 제가 그런 것을 얘기하는 것은 조금 온당치 못했고 국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전남의 대표적 중진 의원이다. 그가 원내대표 행보를 공식화함에 따라 원내대표를 둘러싼 구도가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당내에서는 박지원 추대론이 목소리를 키워가는 상황이다.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드러내온 주승용 원내대표와 유성엽 의원의 대응에 따라 박지원 추대론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박지원 추대론에 보폭을 맞춘 상태다. 주승용 의원은 이날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의중이 중요하다”면서도 “박지원 의원은 협상력이나 정치력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 분이고 신의 경지에 있는 분이시기 때문에 (박지원 의원이 원내대표에)나오시면 힘을 실어드리는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유성엽 의원은 박지원 의원의 추대론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우리가 민주정당을 지향한다면 새롭게 어떤 민주적인 방식으로 원내대표를 결정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민의당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연기하면서 박 의원을 합의추대하면 이게 잘못하면 정치적 담합·야합으로 비쳐 국민에게 안 좋은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경석기자 kad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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