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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현장 가보니] "아픔은 영영 못 건져 낼 것"…사고 해역엔 아직도 애끓는 외침

특조위 실지조사 지켜본 유족들 하염없는 눈물만

유실 방지망 설치 마무리…'리프트 빔' 수중 투하

"7월 중 인양, 목포항 거치…정확한 원인 규명할 것"

26일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해역에 정박 중인 달리하오 바지에서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작업자들이 세월호 선체를 들어 올릴 때 크레인과 연결돼 선체의 받침대 역할을 할 리프트 빔을 수중에 투하할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딸을 잃은 것을 넘어 제 인생과 미래 자체가 사라진 느낌입니다.”

교사를 꿈꿨던 외동딸 수연(당시 단원고 2학년)양을 떠나보낸 이재복(53)씨는 “삶에 의욕이 하나도 없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훌쩍 지난 26일.

사고 해역에서 2㎞ 정도 떨어진 외딴섬 동거차도. 여느 어촌 마을과 같은 동거차도의 언덕 한쪽에 설치된 두 채의 하얀색 텐트에는 애끓는 사연의 세월호 유가족들이 순번을 정해 돌아올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과 인양 준비 과정 참관을 요구하면서 조금이라도 사고 해역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씨와 같은 처지의 유해종(57)씨도 가슴이 미어지기는 마찬가지. 1남 1녀 중 장녀 미지(단원고 2학년)양을 잃은 그는 “3월16일이 딸의 생일이고 4월16일 사고가 났다”며 “그리고 시신을 수습한 게 5월16일인데 이제는 16이라는 숫자만 보면 가슴이 내려앉는다”고 어렵게 입을 뗐다.



이날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주관한 세월호 인양 실지조사를 지켜본 이들은 아직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죄인처럼 행동한다는 게 특조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검으로나마 자식을 대한 부모로서 그들 앞에서는 차마 낯을 들 수 없기 때문이다. 사고 해역 맹골수도의 바지선 ‘달리하오(대력호)’에서 진행된 실지조사는 유가족을 포함해 국민에게 조금이나마 세월호 인양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특조위에서 마련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인양은 물 밑에 기울어져 있는 세월호 선수에 19개 ‘리프트 빔’을 설치하고 선미에 8개를 장착해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8,300톤의 세월호지만 수중의 부력으로 1만톤 정도의 하중을 갖는 탓에 선체에 손상을 주지 않고 인양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인양 과정에서 아직 수습되지 않은 미수습자 유해가 소실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

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 소위원장에 따르면 선내에 27개의 에어백 설치가 완료됐고 에어백에 80% 정도 공기 주입 작업이 완료됐다. 나머지는 인양하면서 채워넣는다는 게 인양 기술진들의 계획이다. 또 잔존 유 제거 작업과 유실 방지망 설치도 마무리됐다.

연영진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과거의 기상 자료를 분석해 7월 중 정확한 인양 날짜를 정할 것”이라며 “인양 후에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을 중심으로 더욱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수부와 특조위는 늦어도 오는 7월 말까지 인양을 완료하고 목포항에 세월호를 거치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배를 인양해도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은 영원히 인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한 유가족의 하소연대로 세월호 사고는 우리 사회에 안전에 대한 물음표를 던져주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게 유가족과 특조위의 지적이다. /진도·동거차도=권대경·박우인기자 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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