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0일 오후 11시20분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교차로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하다 보행신호기를 들이받은 후 사고차량을 방치한 채 도주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 등)로 이창명(4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씨는 당시 사고소식이 알려진 지 9시 간 여 뒤 경찰에 출석해 “술을 못 마신다”며 “사고 직후 병원에 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씨가 사고 당일 오후 6시30분부터 약 4시간 동안 지인 5명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중국 소주(41도) 6병과 화요 6병, 생맥주 500㎖ 9잔을 마신 것으로 조사했다. 이 씨가 늦게 출석해 음주 측정과 채혈 결과 음주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경찰은 이씨가 중국 소주 1병과 맥주 1잔을 마셨다고 보고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계산해 이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면허취소 수치인 0.16%로 추정했다.이씨와 술을 함께한 지인들은 “이 씨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다만 인근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이 씨는 중앙선을 침범하고 신호를 위반하는 등 음주 정황이 있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이 씨는 사고 직전 대리 기사를 요청했으나 대리기사가 없어 요청이 취소됐고 이에 본인이 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당시 이씨가 잠적한 정황과 관련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과태료 고지서 등을 보고 이 씨에게 두 차례 연락했으나 ‘모르는 차량이다, 후배가 운전했다’며 전화를 끊었고 이후 전 매니저에게 연락해 사고 수습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이후 이씨는 강남의 한 호텔에서 투숙한 뒤 이튿날 대전으로 향한 것으로 경찰은 조사했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이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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