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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햄·소시지 발암물질 과민반응할 필요 있나

세계보건기구(WHO)가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면서 28일 햄·소시지 등의 국내 매출이 2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와 관련해 육식과 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800여건의 연구를 검토한 결과 "가공육을 섭취하면 직장암이나 대장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가공육의 경우 아무래도 부패방지와 보존기간 연장 등을 이유로 여러 가지 화학적 처리 과정이 포함돼 인체에 유해한 요인을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WHO가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 등에 버금가는 1군으로 지정한 것은 지나친 게 아닌가 싶다. 특히 걸리는 대목은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대장암 등이 발병할 확률이 18% 높아진다는 부분이다. 매일 50g이면 1년에 18㎏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1인당 가공육 소비량은 4.4㎏으로 4분의1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18% 곱하기 4분의1, 즉 4.5%의 유발 요인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과연 4.5%의 통계치를 유의미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의문이다.

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20만명이고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300만명(막스플랑크)에 달한다. 반면 가공육을 포함해 육류 전체와 관련된 암 질병 사망자 수는 연간 3만4,000명 수준이다.



옛날 미원과 미풍이 조미료 시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일 때였다. 점유율에서 밀리는 미풍이 획기적 신상품인 '핵산 조미료'를 내놓고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쳤다. 음식에 따라 어느 것은 1g, 어느 것은 2g 혹은 3분의1숟갈만 넣어도 충분한 맛을 낼 수 있다며 세세한 분류표까지 내보냈다. 그러자 어느 날 미원의 대응 광고가 나왔다. "적당히 타면 됩니다." 무슨 음식이든 적당히 먹으면 건강에 이롭고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해로운 법이다. 소금이나 설탕도 그렇고 햄·소시지라고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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