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도’ 경주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도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국내 전력 공급의 30%를 차지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경주로 이전, 본격적인 ‘경주 시대’를 열면서 한수원 협력사와 연관 기업도 속속 경주로 집결하고 있어서다. 경주는 한수원 및 협력사 외에 중저준위 방폐장과 월성 원전 등도 갖추고 있다.
1일 한수원에 따르면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KDN은 이달부터 새 보금자리인 경주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한전KDN은 전력 계통의 모든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으로 한수원과 함께 전력산업 선진화, 스마트 보안 및 해외 전력 ICT 사업을 하고 있다. 한전KDN은 한수원이 임시 본사로 사용하던 경주 동천동 동부빌딩을 임차해 지난달 리모델링을 끝냈다.
한전KPS 역시 한수원이 이전한 경주에 둥지를 틀기 위해 문산2일반산업단지에 건물을 짓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KPS의 원자력정비기술센터를 확대 개편한 원전종합서비스센터가 내년 경주에 들어서게 된다. 센터에는 31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원자력 정비, 관련 교육, 전력설비 기자재 생산 등의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한수원은 지난날 경주 이전이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경주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5대 중장기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우선 내년 말까지 단기적으로 30개, 중장기적으로 100개의 한수원 협력기업을 경주에 유치해 원자력 집적단지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경주상생협력팀을 신설해 기업유치를 지원하고 경주시와 함께 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 이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구체적인 기업유치 방안을 발굴·추진할 예정이다.
또 원전 현장인력 양성원을 설립해 원전 수출 등에 따라 급증할 인력 수요에 대비한다. 현장 기능인력 양성 전문 교육기관인 이곳은 오는 2018년까지 경주 감포해양관광단지 내에 설립되며 연 100여명의 인력을 배출하게 된다.
아울러 한수원이 지원해 건립한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를 거점으로 마이스(MICE) 산업도 활성화한다. 이에 따라 국내외 원자력 주요인사 1,000여명이 참여하는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총회가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것을 비롯해 학술대회, 기자재 전시회 등 각종 원자력 관련 행사가 잇따를 전망이다.
이 외에 경주지역 주민 자녀를 대상으로 한 재경장학관 설립, 경주 연고 여자축구단 창단 등을 5대 프로젝트에 포함해 추진한다.
1,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협력대출기금을 조성하는 등 경주지역 중소기업과의 상생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한수원은 명실상부한 경주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경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며 ‘에너지 실크로드’를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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