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부동산 중개업체인 ‘톈청’은 올 들어서만 서울에서 12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아파트 거래 9건 중 8건이 서대문구(5곳), 마포구(2곳), 건대 입구(1곳) 등 대학가 인근에 집중됐다. 톈청 관계자는 “교육열이 높은 중국인들은 거주 목적으로 집을 살 때 대학가 주변을 선호해 중국 현지에서도 베이징대 인근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대학가 주변의 경우) 상업지역보다 가격이 싸면서도 교통·교육·병원 등 거주환경이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선호하는 강남은 이미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강해, 신촌·홍대 입구를 중심으로 연남동·합정동을 넘어 가좌동이나 은평뉴타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촌·홍대 비싸다” 가재울·은평뉴타운까지 진출=전통적인 중국인 밀집지역과 제주지역에 집중됐던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최근 들어 대학이 많은 신촌을 중심으로 주변부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홍대 입구를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인근 연희동·연남동을 넘어 남가좌동·은평뉴타운까지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대학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중국인의 부동산 매매 성향이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홍익대 등이 밀집된 신촌 일대와 주변 지역에까지 확산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인 밀집지역이 있는 연남동이 속한 마포구의 경우 2014년 18건이던 중국인의 부동산 거래는 지난해 43건, 올해는 4월까지 13건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 29건, 2015년 69건으로 거래가 더 많던 대만인은 올 들어 중국인에 뒤지고 있다. 서대문구도 지난해 중국인 부동산 거래가 13건에 그쳤지만, 올해는 벌써 14건으로 훌쩍 늘어났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H공인 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홍대 인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5년여 전부터 가재울뉴타운·가좌동 인근으로 중국인 투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전철 한 정거장 거리인데다 뉴타운 조성으로 교육·생활여건이 크게 개선돼 대형 평형에 대한 중국 투자자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2년 새 중국인 보유 서울 부동산 2배로=이러한 추세는 서울지역 전체로 확대해도 잘 드러난다.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분기까지 중국인이 보유한 부동산 규모는 1,686필지였다. 2015년 1분기에는 40% 늘어난 2,361필지였다. 매 분기 10% 내외의 꾸준한 증가세를 감안할 때 올해 1분기 수치는 지난 4분기(3,423필지)보다 10% 가량 늘어나 3,700필지를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2년 새 중국인이 보유한 서울 부동산 규모가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해외 부동산 취득을 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국적의 조선족 명의를 빌린 부동산 거래도 많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다시 말해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까지 더하면 거래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일반적인 편견과는 달리 중국인 투자자들은 철저하게 해당 지역을 분석한 후 비싼 강남보다는 저평가 지역 중심으로 투자한다”며 “실제 강원도에서도 영주권 취득이 가능한 평창·정동진 지역이 아닌 곳으로 투자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나 일본·호주 등에서 그랬듯, 한국에서도 특정 동네·블록을 집중적으로 매입해 ‘차이나타운’이 생겨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