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을 쟁탈하기 위한 피 튀기는 경쟁에 나서고 있다. 더민주로서는 잃어버린 호남 민심을 달래야 수권정당으로 가는 비전을 모색할 수 있으며 국민의당 역시 호남 지지를 상실할 경우 새로운 정치세력으로서의 입지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호남에서도 면세점을 신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면세점 4곳을 신규 허가하면서 서울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단견적인 관광정책”이라며 “관광자원의 다변화, 지방경제의 공동발전을 위해 이번만은 지방에 면세점을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서남해안에는 관광·문화자원이 대단히 많은데도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광주를 비롯한 전남·북에 면세점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관세청은 최근 (서울에) 신규 면세점 4곳을 허가하고 강원에도 (허가)했다”고 거들었다.
관세청과 기획재정부·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서울에 4개의 면세점을 신규 설치하기로 하고 크루즈 해양관광 지원 등을 위해 부산과 강원에도 각각 1곳씩의 면세점 추가 설치를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현행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전년도 시내면세점의 전체 매출액과 이용자 중 외국인 비율이 50% 이상인 경우 △광역단체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30만명 이상 늘어난 경우 신규 허가가 이뤄진다. 시내면세점 추가는 별도의 국회 논의 없이 관세청의 고시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공식 지정곡으로 결의하기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는 주장도 나왔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국회는 지난 2013년 이미 공식 지정곡 선정을 의결했는데 정부가 2년 동안 이를 무시해왔다”며 “36주년 기념식이 다가오기 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시 공식 지정곡으로 의결하거나 최소한 제창을 하도록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 전멸에 가까운 참패를 당하며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입은 더민주도 이날 김종인 대표를 앞세워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 달 25일에 이어 일주일에 만에 호남을 찾은 김종인 대표는 이날 전북·전남 등지를 돌며 지역 현안을 청취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말만 믿고 전북의 성원에 부합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죄한 뒤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공약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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