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GPFG가 실적과 상관없이 고액 연봉을 받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의 잘못된 관행을 투자자의 입장에서 주주권을 활용해 단속하기로 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와 인터뷰한 윙베 슬륑스타 CEO는 “우리는 지금까지 경영자의 연봉을 볼 때 구체적인 금액보다 연봉 구조에 집중해왔다”며 “하지만 주주들 사이에서 부실기업 CEO들의 고액연봉이 논란이 되면서 적정 보수가 얼마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슬륑스타 CEO는 또 “공개된 공간에서 고액연봉 문제를 다룰 방법을 찾고 있다”며 “이사회 투표 등 적절한 방안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GPFG의 이번 결정이 경영전략 실패로 회사가 흔들리는 가운데도 고액 임금을 받아온 경영진의 이기적 행태를 견제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GPFG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로 전 세계 상장기업 전체주식의 1.3%를 보유하고 있다. 신문은 GPFG가 주주총회 등에서 경영진 임금 인상에 반대표를 던질 경우 기업이 임금을 올리는 데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 GPFG는 최근 영국 엔지니어링 업체인 위어그룹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보수 인상에 반대 의견을 내놓았고 결국 이 안건은 통과되지 못했다.
그동안 이사회 임원선출 등 인사에만 관여해온 GPFG가 CEO 연봉에 직접 문제 제기를 하기로 한 것은 경영진의 보수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기업들은 CEO 연봉이 미국이나 영국 기업에 비해 훨씬 낮고 회사 내 연봉 격차도 작아 GPFG가 직접 다른 나라 기업들의 보수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데 신중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투자자들이 부실기업 경영진의 고액 연봉을 지적하는 일이 잦아졌고 GPFG의 자산규모가 지난 11년 동안 7배나 급증하면서 기업경영 감시에 대한 요구가 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분석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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